요미우리,「노라고 말하는 일본」 게재

요미우리,「노라고 말하는 일본」 게재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3-05-18 00:00
수정 199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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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국눈치 보던 시대 지났다”/과거사 굴레벗고 적극적 외교전환 주장/중 군비증강 불신·독자외교 불만이 배경

『중국에도 NO라고 말하는 일본』.일본 보수계를 대표하는 요미우리(독매)신문은 17일 이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와 자민당내에서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대중국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은 아직 정책으로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본외교의 중요한 인식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일본은 과거 침략사라는 「원죄」때문에 한국·중국 등 아시아주변국에 대해서는 수동적이고 조심스런 외교접근을 해왔다.그러나 이제는 중국에 대해서도 과거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할말은 해야 한다는 「대중외교수정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중국외교수정론 배경에는 중국의 군비증강에 대한 불신감과 독자적인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일본정부와 자민당내에서는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과 캄보디아 총선을 방해하려는 폴포트파에 대해 중국이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불만과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NPT탈퇴선언과 관련,『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이 인내를 갖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바란다』며 북한에 대해 강경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이같은 소극적인 자세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일본 외무성대변인은 최근 『중국은 북한과 밀접한 관계이므로 영향력을 행사해주기 바란다』며 『중국태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본은 또 캄보디아사태와 관련,중국이 가까운 관계인 폴포트가 5일후로 다가온 총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득해 줄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캄보디아사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일본은 중국의 폴포트파에 대한 무기제공의혹도 품고 있다.일본은 유엔안보리상임이사국으로서의 중국의 대외정책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불신은 중국의 군비증강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지난달 열린 자민당총무회에서도 중국의 군비증강문제가 논의됐었다.중국은 실제로 해·공군의 현대화에 중점을 두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일본의 이러한 불만과 불신은 두나라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양국은 물론 겉으로는 우호관계라고 강조하고 있다.수교20주년을 맞아 강택민총서기가 일본을 방문하고 일왕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양국간의 우호관계를 내외에 「과시」했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시아패권을 다투는 피할 수 없는 경쟁이 내재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견제와 협력관계라 할 수 있다.양국은 경제적 협력을 필요로하고 경제교류도 급증하고 있다.일본은 거대한 시장과 원자재공급원으로서의 중국을 필요로 하며 중국은 일본을 현대화 추진의 파트너로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서로가 서로를 심하게 견제하고 있다.일본은 현대화된 중국의 등장을 우려,첨단기술의 중국투자는 자제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하고 있다.중국과 일본은 냉전시대에는 미·소대립의 하부구조로 존재해왔었다.그러나 냉전이 끝난후의 새로운 국제질서구도에서 양국이 아시아 안보와 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냉전시대에 억제돼 왔던 경쟁관계가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3-05-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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