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회장 “활발한 행보”/왕 회장 쇠락이후 현대총수의 동태

정세영회장 “활발한 행보”/왕 회장 쇠락이후 현대총수의 동태

김현철 기자 기자
입력 1993-05-05 00:00
수정 199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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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교우회장­동북아경협대표로 활약/정주영씨 그늘벗어나 “그룹방패역” 자임

현대그룹 정세영회장이 움직이고 있다.정주영 명예회장의 침잠과 달리 그는 최근 대외활동을 강화하며 그룹 「바람막이」의 역할에 체중을 싣고 있다.

○“문화일보 사보전환”

정회장의 활동은 현대그룹의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정치권의 견제에 대응하는 성격의 사회활동이나 그룹 내의 영향력 행사등은 취임 6년을 맞는 정회장의 새로운 모습이다.

정회장은 지난 3월 27일 고대교우회 제2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기업인이 대학 교우회 회장직을 맡는 것은 드문 일이나 그는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5일 고려대에서 열리는 「고대인의 날」 행사는 신임회장으로 갖는 첫 행사이다.

그는 또 지난달 19일 중국 천진에서 열린 남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고등 동북아 6개국 민간대표들로 구성된 「동북아 민간경제협의회」 제2차 이사회에 한국측 대표로 참석,두만강 개발을 위해 기업인 대표단이 내년 4월 현지답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최근엔 코리아헤럴드와 내외경제신문이 92억원을 증자하는데 현대 계열사 이름으로 20억원을 출자했으며 항간에는 문화일보를 사보로 전환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정회장의 이같은 일련의 행보는 현대를 위한 자구책의 성격이 강하다.고대교우회 회장 선거과정이나 일련의 건설공사 덤핑입찰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계열사 분리 사전포석

교우회장 선거시 경합이 예상되던 이철승 전국회부의장은 정회장의 강한 「집착」을 알고 양보했다는 후문이다.주변에서도 당시 정회장의 집착을 시인하고 있다.그토록 애착을 보인 것은,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동문회의 「힘」을 원하지 않았겠느냐는게 일반적인 추측이다.

정회장이 그동안 호랑이 같은 왕회장 밑의 다소곳한 맏며느리에서 벗어나,활발한 대외활동을 펴는 데에는 정부와의 사전교감도 일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왕회장」이 정치에서 손을 떼고 일체의 정치지원을 끊는 대신 정부는 현대의 대북 민간사업 주도를 인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조건이 있다.계열사 분리 과정에서 2세들에 대한 양도는 곤란하다는 것이다.때문에 계열사 분리가 이루어질 경우 2세들에 대한 「상속」식 분리는 정부가 원치 않는 만큼 정회장 체제의 분리를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란 설명이다.

○정씨형제 역할분담설

그룹 내에서는 이미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회장 사이에 역할분담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대외활동은 정회장이 하는 대신 그룹관리는 「왕회장」이 주도,「방어」와 「관리」를 분담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명예회장이 임명한 심현영 기획실장이 그룹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 명예회장만이 유일하게 돌봐주던 문화일보가 사보로 바뀐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정주영 명예회장의 힘이 예전 같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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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회장은 형의 「구명운동」을 조심스럽게 벌이고 있으며 그룹 내에서는 『왕회장도 나이는 못속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김현철기자>
1993-05-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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