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NPT 탈퇴선언… 관계부처 움직임

북 NPT 탈퇴선언… 관계부처 움직임

입력 1993-03-13 00:00
수정 199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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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보고받고 서둘러 귀경/“염려스러운 사태”… 심야 대책마련 부심/대책회의/“남북대화 기대 찬물” 북 동태파악 주시/통일원/정부성명 발표장엔 내외신기자 1백여명 취재

북한의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사실이 밝혀진 12일 하오 정부는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개최,대책을 마련하고 정부의 입장을 정리한 성명을 발표하는등 숨가쁘게 움직였다.

▷청와대◁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에서 박관용비서실장으로부터 긴급안보장관회의를 보고받고 상황변화에 따른 주도면밀한 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

정종욱외교안보수석비서관도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변종규비서관등 관계자들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의 탈퇴배경과 전망,우리의 대응방향 등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

청와대관계자들은 북한이 현재 처한 국제적 고립화와 경제적 어려움 등을 들어 돌발적 상황변화는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말로만 일관.

김대통령은 이날 낮 창원의 삼성항공을 순시하는 도중 박비서실장으로부터 북한의 탈퇴사실을 처음 접보.

박비서실장과 정외교안보수석은 이날 하오 청와대로 돌아오는 즉시 관계비서관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간략한 보고를 받은뒤 안보관계장관 회의장으로 직행.

청와대관계자들은 이에 앞서 통일원·외무부·안기부등 관계기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사태진전상황을 파악하는등 긴박한 움직임.

정외교안보수석은 회의장으로 떠나면서 『북한의 탈퇴는 전혀 예상못했던 일은 아니며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

정외교안보수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와 우리의 노력에…』라고 말끝을 흐리며 『염려스러운 사태다』라고 우려를 표명.

▷대책회의◁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한승주외무·권령해국방장관,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정종욱대통령외교안보수석,김덕안기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하오 남북대화사무국에서 열린 관계장관 대책회의는 대응책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주력했다는 후문.

이 회의에 상황보고차 배석했던 금정호외무부 국제기구국장은 『북한핵문제가 IAEA에서 유엔안보리로 이관될 경우에 대비해 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한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언.

특히 이달초 열린 IAEA 정기이사회의 대북한 특별사찰 결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한제재 결정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치 않도록 해야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통일원◁

○…통일원측은 이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소식이 전해지자 경악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이번 조치가 남북관계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표명.

통일원측은 전날 발표된 이인모노인의 방북결정이 지난해 10월 이후 주춤해진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왔으나 우리측의 이같은 노력이 북측의 이번 조치로 물거품이 되는게 아니냐고 우려.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이날 상오 북측의 동향파악을 맡고 있는 정세분석실로부터 핵확산금지조약탈퇴에 관한 북한방송 보도내용을 보고 받은데 이어 하오에는 송영대차관 정시성남북회담사무국장등과 구수회의를 가진 뒤 관계장관대책회의장으로 직행.

외무부 ○…북한의 NPT 탈퇴선언 직후 한승주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미국과 일본을 순방중인 공로명 남북핵통제공동위 우리측 위원장을 이날 급거 귀국시키는등 기민한 움직임.

또 본부와의 업무협의차 일시 귀국한 이시영 주오스트리아대사를 빈에 귀임시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이 문제를 협의케 하기로 결정.

외무부는 13일 남북핵통제공동위 우리측 위원들을 소집,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

한편 외무부는 북한의 발표직후 곧바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장관과 스웨덴 외무장관간의 회담이 하오 4시가 넘어서야 끝나는 바람에 발표가 상당히 지연되기도.

▷정부성명발표◁

○…이날 성명을 발표한 정부대변인 오린환공보처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하오8시25분 발표장인 정부종합청사 외무부기자실에 도착.

오장관은 『발표는 하오8시30분 정각에 하겠다』면서 『오늘은 발표뒤에 일체의 질문을 받지않겠다』고 말해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선언에 대한 정부의 굳은 자세를 반영.

오장관은 정부성명을 단2분만에 낭독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총총 걸음으로 퇴장.

한편 발표장인 외무부기자실에는 내·외신기자 1백여명이 모여 정부의 대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김인철·문호영기자>
1993-03-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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