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개혁 최대난관 봉착/「인민대표회」 연기 좌절의 파장

옐친 개혁 최대난관 봉착/「인민대표회」 연기 좌절의 파장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2-10-23 00:00
수정 199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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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반발 강도 낮추기 끝내 실패/경제노선 수정 등 정책 변경 불가피/가이다르내각 퇴진통한 타협 가능성

러시아최고회의(상설의회)가 옐친대통령의 연기요청을 묵살하고 예정대로 오는 12월1일 제7차인민대표회의(전체의회)를 열기로 해 크렘린정국에 또 한차례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2백48명으로 구성된 최고회의는 21일 하오 지난 18일 옐친대통령이 요청한 인민대표회의 개막연기요청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1백14,찬성 59,기권 12표로 부결시켜버렸다.옐친은 이번 대표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한 새헌법안의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회의개막을 내년 3∼4월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표회의가 열려도 헌법채택이 주의제가 될 분위기는 이미 아니라는데 있다.21일의 최고회의 분위기는 옐친의 급진 개혁정책을 더이상 방치했다간 나라가 결단난다는 목소리 일색이었다.경제난의 책임을 물어 가이다르내각을 사퇴시키고 경제개혁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대통령에 대한 탄핵문제까지 거론됐다.

옐친이 대표회의 연기를 요청한 것도 대의원들간의 이런 분위기를 파악,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자는 의도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예정대로 12월 대표회의가 열린다면 ▲가이다르내각의 사퇴▲지난해 11월 최고회의에서 오는 12월1일까지 대통령에게 부여한 비상권한의 취소▲내각구성등 대통령의 주요인사권 일부의 의회 할애▲대통령 탄핵요구 등이 주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인민대표회의 대의원 1천68명 가운데 5백명이상이 옐친반대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대통령탄핵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사항은 회의 개막 즉시 통과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옐친은 궁여지책 끝에 지난 15일 러시아연방내 83개 자치공화국대표들을 모아 공화국대표평의회라는 새기구를 발족시키고 이 평의회의 이름으로 대표회의의 연기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었다.인민대표회의에 맞먹는 지역을 망라할 전국적인 새 지지기반을 만들겠다는 의도였지만 이것이 최고회의 대의원들을 오히려 자극,21일의 표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옐친이 최고회의에 송부한 새헌법 초안도 대폭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지난 4월 의회에 넘겨진 이 초안은 옐친의 의사를 크게 반영,강력한 대통령제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으며 대의원들은 가능한한 시간을 끌며 손질을 계속해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의회의 권한을 강화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12월 대표회의에서 대통령의 비상권한을 정지시킨 다음 새헌법을 채택할 때까지 구소련헌법(78년채택)에 따라 최고회의가 국가최고권력기구의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는 것이 대의원들의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가 일각에서는 옐친대통령이 의회와의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해 12월 대표회의 개막 전 가이다르내각을 사퇴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최고회의 안에 있는 최대 반정부세력인 「시민사회」파 대표 미하일 첼로코프대의원도 21일 『내각의 운명은 대표회의개막 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이러한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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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0-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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