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의 첫 희생양 서울시향/서동철기자(객석에서)

긴축재정의 첫 희생양 서울시향/서동철기자(객석에서)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2-08-12 00:00
수정 199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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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부문은 예산삭감대상의 0순위인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외국인지휘자 영입백지화 방침이 발표된 뒤 문화예술인들 사이에 이같은 자조의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다.

지난 90년 12월 당시 서울시장은 20년 동안이나 서울시향을 이끌어온 정재동씨가 상임지휘자직을 떠나자 외국인 상임지휘자를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서울시향이 소속된 세종문화회관측은 지난해 한햇동안 초빙된 8명의 외국인 지휘자를 대상으로 단원들의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그 결과는 이탈리아의 말도 체카토를 선두로 불가리아의 에밀 타바코프,헝가리의 미클호스 에르데이의 순이었다.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선임을 위한 자문위원회」는 이 결과에 따라 세 지휘자의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에르데이를 적임자로 결정,지난달 7일 서울시장에 재가를 요청했던 것.당시 자문위원회가 세 후보 가운데 최하위였던 에르데이를 선택한 것은 그의 국내 체류기간이 다른 지휘자에 비해 길면서도 개런티등 요구조건은 오히려 까다롭지 않은등 서울시의 넉넉지 않은 예산사정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렇듯 서울시향이 2년 가까운 어려움끝에 내린 상임지휘자선정안을 한 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거부의 이유는 에르데이가 1년에 6개월밖에 국내에 체류하지 않아 연간 공연계획을 수립하고 협연자 및 레퍼터리를 선정하는 일이며 단원의 음악적 기량을 평가해야 하는등 음악감독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또 그가 제시한 아파트와 파출부,차량과 운전기사,개인비서,1년에 6번 헝가리에 다녀올 수 있는 부부동반항공권 등의 요구조건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에르데이를 상임지휘자로 쓰면 1년에 2억3천만원이 드는데 반해 연봉 3천만원짜리 국내 지휘자를 선임하고 해외객원지휘자로 충당하면 이들의 3분의 1이면 된다는 주장을 폈다.결국은 돈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영입계획은 이미 수준급에 오른 단원개개인의 기량을 능력있는 지휘자의 통솔아래 국제수준의 앙상블로 키워보자는 의도였고 그 정도 능력의 외국인 지휘자를 데려오기 위해서는지난 90년의 검토단계에서부터 「에르데이 수준」이상의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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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8-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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