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2-07-08 00:00
수정 1992-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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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입사시험에는 대체로 한자문제가 나온다.옛날에 비해 쉬워지기는 했지만.신문이 한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몇해전 한 신문사의 한자 쓰기는 다섯 문제.첫번째가 「노태우」였다.날마다 신문에도 나는 이름이니까 웬만하면 쓰려니 했던 「쉬운 문제」.그런데 제대로 못쓴 답안이 절반 가까웠다.재미있는 현상은 「좌고우면」쓰기.이 맨마지막 문제는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어려운 문제」로서 냈다.「좌고우면」은 쓰기가 쉽지 않은 것.한데도 제대로 쓴 답안은 오히려 절반을 넘었다.「시험공부」했음을 알게 하는 결과였다.◆대학생들의 한자 실력을 알려주는 한 조사결과가 나왔다.우리 국민의 한자실력 낮아져 간다는 것은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관심은 끌게 한다.그에 의할 때 자신이 다니는 학교·학과 이름을 제대로 쓴 학생은 47%와 46%.「의예과」를 바로 쓴 학생은 28.9%였다는 것이다.앞서의 신문사 입사 시험결과와 다를 것 없다.모르면 몰라도 자기 이름 한자로 못쓰는 경우도 더러 있는것 아닐지.아버지 이름 못쓰는 것쯤 「당연」하고.◆한자 교육이 없는건 아니다.중3짜리 딸이 배우는 한문을 대학 나온 그 아버지가 잘 해석못할 만큼 어렵기도 하다.중고교 학습용 한자는 1천8백자.그것만 익히면 대단한 실력자인 셈이다.그렇건만 낮아져 가는 실력.왜일까.절박한 현실생활로서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몰라도 불편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현실.간편함을 쫓는 시류나 컴퓨터 등 기계화의 흐름까지도 그를 밑받친다.그래서 한자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도 섭섭하게도 생각지 않는다.◆한자를 많이 썼던 세대들도 이젠 달라져 간다.자기 성명을 한글로 쓸 정도로.그렇게 안써 버릇하면 나중엔 「한일일」자도 이상해 보인다.「대학생 한자실력 평균54점」은 해가 갈수록 더 내려가는 것이리라.

1992-07-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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