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진출기업의 과당 경쟁(사설)

동남아진출기업의 과당 경쟁(사설)

입력 1992-06-23 00:00
수정 199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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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등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끼리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이 심각하다고 한다.산업연구원이 동남아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진출기업의 58%가 이미 국내업체끼리의 과당경쟁을 겪고 있거나 과당경쟁이 곧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거나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으며 덤핑판매도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국내에서 일어났던 동일한 악습이 해외에서 조차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내기업의 경영수법이 아직도 그런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가 싶어 한심스런 생각마저 든다.적어도 동남아에 진출한 기업의 대부분은 신발·봉제등 노동집약적 산업들이다.이들 기업이 동남아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싼 임금과 인력확보에 있을 것이다.국내에서 임금상승률이 높아지고 인력확보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지난 88년 이후 동남아진출이 본격화되어 3백여개 기업이 현지공장을 건설,대체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과당경쟁으로 인해 투자메리트를 스스로 깎아먹고 있는 것은 자칫 투자실패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과당경쟁은 국내기업이 버려야 할 첫번째 경영악습이다.과당경쟁으로 인해 수출가격을 스스로 낮추고 결과적으로 출혈수출까지 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끼리 임금경쟁을 벌여 불과 몇달사이에 현지인의 임금이 2배로 뛴 예도 있다.해외에 현지공장을 건설할 때는 투자의 장점을 가능한 오랫동안 유지토록 하는 것이 투자성공의 요체가 된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끼리 임금경쟁을 벌이는 것은 그같은 투자에 따른 장점을 단축시킬뿐 아니라 현지기업과의 투자마찰의 구실이 되기 십상이다.특히 해외에서 국내기업간의 과당경쟁은 투자장점의 상실일 뿐아니라 우리기업의 치부를 드러내어 국내기업에 대한 이미지에도 손상을 준다.

해외진출기업의 과당경쟁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제재할 방도가 없다.그들 스스로의 기업윤리나 관습에 내 맡겨진 상태다.그렇다고 마냥 그대로 둘수만은 없다.현지 진출기업끼리 협의회등을 구성,자율적으로조정토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다.

그러한 협의회가 구성된다면 과당경쟁 문제뿐 아니라 애로사항도 서로 협의하고 공동으로 해결해 나갈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국내에서 해당협회를 통해 국내본사끼리 협의 내지는 규제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수 있을 것이다.일본기업은 해외에서의 자국기업간 과당경쟁은 수치로 여기고 있다.오히려 상호 원활한 정보교환을 통해 최대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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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6-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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