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생약제제의 메틸알코올 검출시비는 보건행정 당국자의 인책등으로 일단락된듯 보이나 그파문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검출시비과정에서 노출됐던 병적인 사회 가치체계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치유가 여전히 과제로 남았기 때문이다.동시에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진 것은 소비자단체였지만 종국에 파문의 시원이 되었던 문제의 돌멩이는 한솥밥을 먹던 D제약 식구가 제공했다는 후문이다.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기업이 자칫 백척간두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무릅쓰고 「국민건강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양심에 승복당해 끝내는 메틸알코올의 대량 사용과 잔류 사실을 폭로 했다는 것이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들이 취한 행동은 높이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비단 이번에 큰 곤욕을 치른 D제약뿐 아니라 그간 대부분의 제약사에서 사용해서는 안되는 메틸알코올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는 이번 취재과정에서 여러번 확인할 수있었다.공공연한 비밀이 하마터면 영영 비밀로 묻혀 버릴뻔했었던 것이다.따라서 메틸알코올이 대량으로 검출된 의약품들이 하나같이 단 한가지 생약제제라는 이유만으로 상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건강을 메틸알코올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몇몇 「D동네 사람들」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같은 양심과 용기는 어떤 잘못이 파국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잘못된 고집일지라도 꺾지 않겠다는 소아병적 오기심리로 더욱 빛을 발했다.어쩌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한 소아병적 오기심리는 이번 파문의 직접적인 두 당사자였던 국립보건원과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공동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는데 무려 10여일이나 걸렸다는 대목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상식으로라면 한 순간에 결정되었어야 할 검증방법이 아닌가.
소보원과 국립보건원 그리고 보건사회부가 소아병적 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를 우롱했다고 단정하는 까닭은 또 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당국이 국민건강이라는 사명은 뒷전으로 젖혀둔채 상대방의 입지나 권위에 흠집을 내느라 진흙탕에 강아지꼴이 되어서도 부끄러운 줄조차 몰랐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파문이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 앉은후에도 잘못을 고발한 「용기」는 말이 없는데 당연히 해야 할일을 뒤늦게 해놓고도 요란한 소리를 내느라 기를 쓴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이번 파문으로 생약제제에서 메틸알코올을 쓰거나 소홀히 다루는 제약업체의 제조공정과 함께 사회 일반의 비뚤어진 가치체계도 바로 잡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정인학기자>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진 것은 소비자단체였지만 종국에 파문의 시원이 되었던 문제의 돌멩이는 한솥밥을 먹던 D제약 식구가 제공했다는 후문이다.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기업이 자칫 백척간두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무릅쓰고 「국민건강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양심에 승복당해 끝내는 메틸알코올의 대량 사용과 잔류 사실을 폭로 했다는 것이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들이 취한 행동은 높이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비단 이번에 큰 곤욕을 치른 D제약뿐 아니라 그간 대부분의 제약사에서 사용해서는 안되는 메틸알코올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는 이번 취재과정에서 여러번 확인할 수있었다.공공연한 비밀이 하마터면 영영 비밀로 묻혀 버릴뻔했었던 것이다.따라서 메틸알코올이 대량으로 검출된 의약품들이 하나같이 단 한가지 생약제제라는 이유만으로 상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건강을 메틸알코올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몇몇 「D동네 사람들」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같은 양심과 용기는 어떤 잘못이 파국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잘못된 고집일지라도 꺾지 않겠다는 소아병적 오기심리로 더욱 빛을 발했다.어쩌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한 소아병적 오기심리는 이번 파문의 직접적인 두 당사자였던 국립보건원과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공동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는데 무려 10여일이나 걸렸다는 대목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상식으로라면 한 순간에 결정되었어야 할 검증방법이 아닌가.
소보원과 국립보건원 그리고 보건사회부가 소아병적 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를 우롱했다고 단정하는 까닭은 또 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당국이 국민건강이라는 사명은 뒷전으로 젖혀둔채 상대방의 입지나 권위에 흠집을 내느라 진흙탕에 강아지꼴이 되어서도 부끄러운 줄조차 몰랐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파문이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 앉은후에도 잘못을 고발한 「용기」는 말이 없는데 당연히 해야 할일을 뒤늦게 해놓고도 요란한 소리를 내느라 기를 쓴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이번 파문으로 생약제제에서 메틸알코올을 쓰거나 소홀히 다루는 제약업체의 제조공정과 함께 사회 일반의 비뚤어진 가치체계도 바로 잡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정인학기자>
1992-06-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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