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조사 써보기/홍재형 외환은행장(굄돌)

자기조사 써보기/홍재형 외환은행장(굄돌)

홍재형 기자 기자
입력 1992-03-03 00:00
수정 1992-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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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생애가 최종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람의 죽음 이후가 아닐까 생각된다.때에 따라서는 중간평가가 수시로 이루어지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한 평생을 결산하는 진정한 대차대조표는 죽음과 더불어 작성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 옛 선조들은 죽어서 욕된 이름을 남기지 않기 위해 평소의 삶을 가다듬어왔던 것이리라.물론 꼭 후세에 널리 이름을 남겨야만 훌륭한 생애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생의 삶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의미에서라도 죽은 다음의 자신의 이름을 생각해 보는 것은 여러가지로 유익한 면이 있을 듯하다.

비록 유명인사가 아닌 필부라 할지라도 가깝게는 자기 가족·친구·친지들에게 스스로의 이미지가 어떻게 남을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길든 짧든 사람의 한 평생은 결국 순간 순간의 단위시간이 이어진 것이므로 이 단위시간이 연결되는 모든 과정을 잘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언제나 최선의 삶을 살고자 매년 정초에 자신의 유서를 미리 써 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바가 있는데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 영결식장에서 누군가가 읽을 자신에 대한 조사를 스스로의 손으로 미리 한번 써 보는것도 무익하지 않을 것 같다.

조사라는 성격상 평소의 인품이라든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직장의 동료나 상사로서,그리고 교우관계로 보면 친구의 한 사람으로서,또 나아가서는 이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다는 평가가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조사에서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묘사되고 싶은가.

우리의 삶이 남에게 평가받기 위해 사는것은 아니지만,적어도 이와같이 깨어있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지키고 가꾸는 일이나 균형잡힌 하루하루의 생활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또한 이런 삶의 태도야말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과 이 사회에 널리 유익을 끼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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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3-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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