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14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14

입력 1992-02-07 00:00
수정 199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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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금권선거 이겨내는 합리적 투표

한국정치에 있어서 선거가 갖는 의미는 회의적인 분위기이며,선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민주주의는 선거를 바탕으로하며 국민의 합리적인 선택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한국 국민의 투표행태가 합리적이려면,금권선거와 지역분파성을 극복하여야 한다.

우선 금권선거를 지양해야 하겠다.선거에서 탄압과 부정,투개표과정에 있어서의 개입등 소위 관권선거는 4·19의 교훈으로 많이 개선되었다.한편 선거자금만 충분히 조달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풍조가 생겨났다.88년4월의 총선때 여당의원의 경우 20억원 정도,야당의원의 경우 5억원 정도의 선거비용이 든것으로 보도 되었다.이 선거비용은 1인당 GNP로 따져 여당의원의 경우 미국 하원의원 선거비용의 15배,일본중의원의원의 5배가 되며,야당의원의 경우 미국의 약4배 그리고 일본의 1.25배가 된다.

금권선거가 정치·경제적으로 끼치는 피해를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첫째로 선거에 몇억 몇십억원의 돈이 든다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그러한 재력있는 사람만 피선거권을 지니는 제한선거로 전락될 것이다.즉 모든사람과 정당에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민주주의의 이상은 구현되지 못한다.둘째로 당선자들이 「쓴 만큼」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악순환이 파생된다.셋째 돈에 매여있다보니 저절로 일반 대중보다는 소수의 기득권층의 이해에 영합하는 정치가의 행태와 정책의 채택을 보게된다.넷째 막대한 선거자금이 통화증발을 유도하여 물가상승(인플레)을 초래한다.다섯째 풀린 돈은 주로 먹고 마시는 것을 포함한 서비스업에 몰려 산업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제조업이나 수출산업등의 자금난을 심각히 악화시킨다.

합리적 투표행태의 또하나의 문제는 국민들이 지역적 분파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87년의 대선과 88년의 총선에서 심화되기 시작한 지역표는 지난해 광역의회선거에도 반영되어 민자당은 호남에서 15.7%,당시 신민당은 영남에서 3.3%를 얻는데 그쳤다.더 이상 정당들에 의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고,언론도 이러한 면에서 배전의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봉건영주시대를 통해 분열과 상쟁의 역사를 지닌 일본에서 조차 사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하는 지역감정은 없으며 오히려 민족적인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여 왔다.작년 9월1일 연방창립 7백주년을 맞은 스위스는 26개의 자치주로 구성된 다민족 다종교 다언어의 연방이면서도 상호이해와 관용 및 소수권리보호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해 왔다.남북통일을 목전에 둔 한국은 지역화합부터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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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자질있는 정치인들이 선출되고 정당간의 경쟁과 균형을 통한 의회정치만이 국민들에 의한 요구가 점점 많아지는 현실과 미래에 잘 대응할 수 있는,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정치체제인 것이다.공명선거는 바로 이러한 민주정치를 흥하게 하느냐 망하게 하느냐의 갈림길이다.국민의 올바른 투표행태와 합리적인 의식혁명을 기대한다.
1992-02-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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