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순리로 매듭진 「후계갈등」/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보고

민주적 순리로 매듭진 「후계갈등」/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보고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1992-01-12 00:00
수정 199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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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후 경선” 정치발전위해 바람직

노태우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국정운영의 방향과 그 내역을 밝혔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대통령 연두회견이 대통령부의 정치적 권위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면 근자의 회견내용과 절차는 정치권에서 합의된 결과를 공지하고 행정부에서 결정된 지침이나 계획을 국민에게 설득해 나가는 정책의제장으로 평가해도 될듯 싶다.

연두기자 회견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향후 국내 정치일정을 제시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외교정책의 기저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응책을 정리하는 것을 큰 맥으로 다루고 있음이 나타난다. 국내정치의 경우 6·29정신의 완결과 그 계승을 남은 대통령 임기의 국정수행과 차기 정권창출작업의 대전제로 설정한 것이 그 특징이라 할 것이다. 14대 총선이후 민자당 전당대회에서 완전한 자유경선방식으로 차기 대통령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당내 민주화 제고는 물론 국가정치 발전의 차원에서 당연한 귀결이라 판단된다. 또한 대통령 자신은 경제회복과 외교문제에 전념하는 대신 14대 총선을 포함한 국내정치에 관한한 김영삼대표를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내세울 뜻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차기 대권후보는 민주주의 경선방식으로 선출한다는 점,14대 총선의 운영과 그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김 대표에게 지워 실질적으로는 김 대표의 위상을 강화시킨 점,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 등은 그동안 후계문제를 둘러싼 당내갈등과 정치권내의 정치구도에 대한 논란을 균형있게 매듭지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한편 여야가 합의하여 금년 상반기에 실시하기로 결의한 바 있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연내에 네번의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막대한 선거자금이 살포되고 산업인력이 선거운동에 동원되어 경제적 폐해가 클 것이라는 점이 인정된다. 또한 자치단체장 선거가 지역편중성을 강하게 띄게될 것이며 자칫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치·행정 연계지반마저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해된다.

야권의 입장에서 볼 때는절대다수의 친여인사로 구성되어 있는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의 정부여당 우위체제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때 선거과정에 정부내지 관권의 영향이 개입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임시국회의 소집을 통해 후속적인 정치적 논의가 조속히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외부의 영향과 압력에 의해 북한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남북한의 비핵화 공동선언의 합의를 도출한 전제가 되었으며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관계를 강조한 대통령의 판단에 동의한다.

국정운영의 최우선과제로 지적된 경제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데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 생산성향상운동,과소비억제,자금안정 그리고 산업인력확보 등의 문제가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방편임에 틀림없으나 어떠한 방식으로 이러한 요건들을 실천해 나갈지에 대한 명확한 대안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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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두회견을 보고 필자는 노 대통령이 민주발전이라는 덕목에 대한 신념,북방정책에 대한 관심,경제활력 회복에 대한 의지 등을 집약시켜 순리와 민의에 따라 민주적 절차와 방식에 의해 국정을 운영하리라는 기대를 해본다.<김인철 외대교수·정치행정학>
1992-0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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