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여성의 어머니” 환갑 잊은 봉사 23년/이런 공무원

“소외여성의 어머니” 환갑 잊은 봉사 23년/이런 공무원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1-11-25 00:00
수정 1991-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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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돕기를 천직으로 박성지씨(서울도봉구청 가정복지과)/67년 남편과 사별후 “개안”… 아동구호사업에 첫발/40세때 대학에… 전문지식 갖추고 윤락녀등 돌봐/새달에 정년퇴임… “불우시설 찾아 여생도 이웃과 함께”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다바쳐 남을 돕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그녀는 『천직으로 생각하고 하는일이 떠들썩하게 알려지는게 싫다』고 기자와 만나기를 극구 사양했다.『봉급의 절반만큼도 일을 하지 못하는 데다 단지 주어진 일을 할뿐』이라며 『말할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러나 『남을 돕는 선행이 알려져 더 많은 사람들이 남을 도울수 있게 된다면 그 또한 좋은일이 아니냐』고 그녀의 동료를 내세워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썩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그것도 『신문을 읽는 사람들 눈에 잘띄지 않게 손바닥보다 작게 기사를 낸다』는 조건을 걸고.

스스로가 버리고,가정이 버리고,사회가 버린 여성을 거두어 어머니나 언니,또는 친구로서 반평생을 살아온 서울 도봉구청 가정복지과장 박성지씨.

이제는 어엿한 할머니인 예순한살 나이에도 온 얼굴에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밝고 따뜻한 웃음이 가득 넘쳤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지난 30년 한성사범출신인 아버지와 숙명여고를 나온 어머니사이의 6남매 가운데 넷째딸로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비교적 어렵지 않게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

독실한 기독교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남을 돕는 일에는 어릴적부터 적극적 이었다.

그러나 48년 군산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3년동안 국민학교 교사를 지낸뒤 바로 결혼,딸 넷을 둔 평범한 주부로만 17년 남짓을 보냈다.

그러던 끝에 67년 가을 어느날 남편이 마흔살도 채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숨지고 부터 어쩔수 없이 밥벌이를 위해 사회에 뛰어 들어야 한 것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됐다.

『딸 넷을 먹여 살리고 교육하기 위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이왕이면 남을 도울수 있는 일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친지의 소개로 들어간 곳이 부산에 있는 캐나다 아동구호재단이었다.

이 재단은 우리나라 극빈가정의 아이들과 캐나다 가정을 연결해 돕도록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68년부터 3년동안 헌신적으로 일하면서 사회사업을 몸으로 싸워 나갔다.

『돈이 있어야 가능한 자선사업과는 달리 돈없는 사람도 할수 있는게 사회사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남을 돕겠다는 봉사정신과 사회자원을 연결시키고 여기에 전문적인 지식까지 보태면 얼마든지 버림받은 이웃을 도울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그녀는 강남사회복지대학을 수료하고 원주대학 사회사업학과를 다녔다.

살림은 꾸려나가기가 벅찼지만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힘든줄도 몰랐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를 다녀 대학을 졸업했다.

○“제2 인생 힘든줄 몰라

서울시청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71년.

비록 임시직이지만 부녀청소년과의 상담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주로 윤락여성과 미혼모 걸인여성을 상대하며 이들에게 제 갈길을 찾아주었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은 일이었다.

73년 10월 어느날이었다.서울역에서 연락이 오기를 『무작정 상경한 소녀가 있으니 데리고 가라』는 것이었다.

『아이를 데려와 사연을 들어보니 공부하고 싶어서 가출해 서울에 올라왔다는 것이었어요.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고 성실하게 보여 아예 내가 맡아 가르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가출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것이 꺼림직해 집에 가서 모든것을 털어놓고 말씀드린뒤 다시 서울로 오라고 했다.

시골집에 내려간 소녀는 이틀뒤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빈농인 부모들이 고맙다고 선물로 보낸 마늘·보리·팥 한움큼씩을 내놓았다.

당시 15살이던 소녀는 그뒤 4년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고등공민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마치자 충남 청원의 단위농협에 취직,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해 두아이의 어머니로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소녀를 보내고 4년쯤뒤 30대중반의 여자가 12살된 소녀와 갓난아기를 데리고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가출한 남편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맸으나 남편을 찾기는 커녕 결핵에 걸려 더이상 아이들을 키울수가 없게 됐다』고 눈물로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 12세 소녀가 이젠 주부

여인은 부녀보호지도소로 갓난아기를 아동상담소로 보내고 12살된 소녀보영이는 여인의 부탁대로 집으로 데리고 왔다.

『보영이는 밝고 구김없이 딸들과 어울리며 잘 자랐지만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12살이었지만 한글조차 모를 정도였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보영이는 이유없이 반항하며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친딸 이상으로 보살펴주는 정성에 마침내 마음을 잡고 미용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기술학원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지난해 출가한 보영이에게 박봉을 털어 가재도구등 살림살이를 마련해주었다.

이처럼 그녀가 정성을 갖고 보살펴 어엿하고 건강한 여성으로 다시 나게 한 사람은 1백명이 넘는다.

그러나 『20년동안 만난 사람의 1%에도 못미쳐 항상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부녀자들이 많이 있지만 무관심 또는 도와줄 손길의 부족으로 지푸라기조차 잡지못하고 수렁에 빠지곤 한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불우노인 결연 사업도

지난 88년 서울시내 각구청에가정복지과가 새로 생기면서 그녀는 시청에서 도봉구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녀자와 상담만하다 직접 가정복지에 대한 행정을 펴게 된 것이다.

『도봉구에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어 그만큼 할일이 많았다』는 그녀는 지난 4년동안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을 했다.

노인복지에 중점을 두고 노인정을 짓거나 지원하는데 앞장섰고 2백명 남짓의 불우노인을 일반가정과 결연시켜 주었다.

딸들도 모두 출가해 20평남짓 되는 집이 텅빈것같아 지난봄에는 의지할데 없는 노인 2명을 데려와 함께 살고 있다.

다음달 31일 정년퇴직을 앞두고 요즘은 자원봉사할 불우시설을 물색하느라 바쁘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고 남은 인생을 모두 바칠수 있는 곳에서 봉사하려고 합니다.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도와달라고 하고 있어 「혜택받은 노인」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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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참으로 남을 돕는 일의 기쁨을 아는 헌신적인 공무원이었다.<황성기기자>
1991-1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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