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따지지 않더라도 알코올은 약물이다.그러니까 맥주나 스카치는 마리화나나 헤로인과 다를게 없는 문제의 약물이다.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너무 많은 음주가들이 화를 낼것이다.이때문에 의학에서도 술은 오락적 약물이라고 부른다.◆알코올의 영향은 혈중농도로 설명된다.혈중농도가 0.05일때 적당히 상승된 기분을 느낀다.위스키를 한시간에 한잔씩만 마시면 대개 이 농도를 유지해갈 수 있다.0.20부터는 운동성 조정력이 심각하게 상실된다.0.40에서 50%의 사람은 죽을 수 있다.0.60에서 99%의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다.미국이 70년대말 「알코올과 건강에 관한 국회 제3특별보고서」를 만들면서 미국음주가의 형태와 성인인구에 대한 비율을 조사한 일이 있다.◆금주가(1년에 한잔이하)36%,약한 음주가 (1년에 한잔부터 1주에 한잔까지)32%,중정도 음주가(1주에 4∼13잔)22%,폭주가(하루에 2잔이상)10%.이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술마시기는 평균적으로 폭주가 급에 든다고 볼 수 있다.국세청 조사로 올 1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맥주소비량은 71병이 되었다.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병이 더늘었다.89년은 1년 총량이 58병이었으니까 급신장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쓸만한 급신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특히 작년대비 맥주 24.6%,위스키 12.9%포인트 증가에 소주는 7.1%,탁주는 19%포인트나 줄어든 경향도 쓸만한건 아니다.지금 술의 폭음에는 과소비까지 겹쳐지고 있다.유흥업소 퇴폐화와 그 종사자가 65만명이나 된다는 조사가 나와 이 며칠째 사회적 논의를 해오고 있다.이 역시 우리 술 잘마시기에 연관돼 있는 사건이다.샴페인만 일찍 터트린게 아니다.비싼술이나 실컷 마시고 살자는 신조만 굳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1991-11-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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