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 없애야 자본주의 발전/갤브레이스,「세계경제의 장래」 강연

투기등 없애야 자본주의 발전/갤브레이스,「세계경제의 장래」 강연

입력 1991-09-27 00:00
수정 1991-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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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경제 붕괴는 자기비판능력 부재탓/중국·북한·쿠바의 통제경제 오래 못갈것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하바드대 명예교수는 26일 『세계 경제는 지금 볼세비키 혁명이후 동구및 소련에서 70년이상 존속해온 사회주의 경제가 붕괴되고 자본주의 시장 경제체제로 옮겨가는 상황에 있다』면서 『자본주의의 장래를 위해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맹목적 우월성이나 자만에 빠질 것이 아니라 문제점과 단점들을 보완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갤브레이스교수가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창립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서 행한 「자본주의의 장래와 새로운 세계경제질서」란 주제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1917년 볼세비키 혁명이후 74년간 소련및 동구권을 지배했던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격변의 세월속에 그 명을 다했다.이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다른 경제체제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중국·북한·쿠바가 아직도 공산사회주의를 고집하고 있지만 이러한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반전시킬만한 설득력은 없다.

공산주의의 치명적 단점은 자기비판능력이 없다는 점이며 사회주의 경제는 온갖 자비로운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매우 통제적이었다.

따라서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이제 세계는 이들 공산국가의 중앙집중식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변이과정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자본주의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맹목적 찬사나 자축에 눈이 멀어 자본주의 문제점을 간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대량생산기술과 첨단선진기술이 국경과 바다를 초월해 초고속으로 옮겨다니는 역동성은 자본주의의 최대 장점이다.경직되지 않은 산업관리와 근면하고 열성적인 노동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유의해야할 단점도 많다.그 첫째는 재정의 문제이다.미국은 일본 한국 그리고 기타 태평양국가들에게 제조업생산기반을 넘겨준 이래 차입금으로 이들 나라의 생산품을 구매해왔다.그 결과 세쳬 최대 채권국이던 미국은 최대 채무국으로 전락했다.미국의 채무에 대해 채권국들이 일시에 현금화를 요구해올 경우 통화가치의 혼란과 무역관계의 위축이 예상되고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혼란이 가증될 우려가 높다.

둘째로 자본주의는 권력과 부의 편중문제를 안고 있다.

불평등으로 인한 대도시 빈민가및 불만계층의 존재는 자본주의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이다.

자본주의의 또 하나의 문제는 자멸적 투기행위이다.

미국과 일본 한국등지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투기행위는 요술과 같은 방법으로 부를 늘리고 부자가 될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히게 한다.재테크에 골몰한 사람들에게 투기는 상당한 매력거리임에 틀림없다.심지어 요즘은 예술분야마저도 투기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80년대 상업용건물이나 고급주택에 대한 투기열풍을 앓았는데 그 결과 지난해에 실직사태및 경기불황을 몰고 왔다.금융기관들은 악성부동산대출을 떠안게 됐고 고금리가 판을 쳤다.산업체에 들어갈 투자는 위축되고 대기업의 3분의 1이 합병하는 곤혹을 치렀다.결국 투기행위는 새로운 생산투자를 저해하고 자본주의를 자멸적 형태로 몰고 갈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있게 보여주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분명 존속한다.우리는 공산주의 세계의 몰락을 거울삼아 자본주의를 안정적이고 혜택적인 것으로만 맹신할 것이 아니라 결점을 현명하게 다스려 나가야 한다.
1991-09-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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