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제국」이 지상서 사라진다

「소련제국」이 지상서 사라진다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1-08-27 00:00
수정 199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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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공중 9개공 독립선언… 그 파장과 전망/잇단 국제적 승인… 미도 곧 지지 방침/확산땐 유럽과 국경분쟁·유혈 우려/신연방 협상따라 「공화국 공동체」 전환 가능성

소련제국이 붕괴되고 있다.소련의 15개 공화국중 5개 공화국이 독립을 선포하고 다른 4개 공화국들도 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소연방이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소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3개 공화국을 유럽국가들이 외교적으로 승인함으로써 소련제국의 해체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한 과정이 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소연방의 해체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과 함께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다.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인들의 자유와 민족의식을 고취시켰으며 이같은 시민의식의 변화가 힘에 의해 통제받던 각 공화국의 분리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졌다.그러나 소연방의 해체는 강경보수파들의 실패한 쿠데타로 본격화되고 있다.

쿠데타 주도세력들은 소연방체제의 유지를 강조했다.그들은 연방조약체결 하루전에 쿠데타를 일으켰다.그러나 보수파들의 「서투른 연극」은 오히려 공화국의 독립움직임을 촉발시켰다.

발트해 3국중의 하나인 에스토니아공화국은 쿠데타 와중에 독립을 선포했다.에스토니아가 독립을 선포하자 이미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승인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은 즉각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의 독립을 승인했다.

옐친의 독립 승인에 이어 아이슬란드,노르웨이,덴마크 등도 발트해 3개 공화국과 수교를 발표하고 곧 외교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국가들도 발트 3국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제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도 발트공화국의 승인은 다만 「시간의 문제」라고 말해 곧 승인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발트해 연안 3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백러시아공화국도 독립을 선언했다.백러시아공화국은 보수적 슬라브민족의 전형이며 연방정부에 가장 충실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백러시아의회가 만장일치로 독립을 선언한 것은 소연방 해체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우크라이나공화국의 독립선언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우크라이나는 면적으로는 소련전체의 40분의1에 불과하지만 산업과 농업의 중심지이며 인구는 5천1백만명으로 러시아공화국에 이어 2위이다.우크라이나는 소련 설탕및 옥수수생산량의 3분의2,밀의 5분1,감자의 3분의1을 생산하는등 곡창지대이며 석탄·철등 광산물 매장량이 풍부한 광공업중심지이다.

우크라이나는 이같이 소련의 핵심이면서도 지난 46년부터 독립주의자들의 무력항쟁 경험이 있고 전체인구의 73% 정도가 우크라이나인으로 구성되는등 「독립의지」가 내연해 왔다고 볼수 있다.우크라이나와 백러시아는 유엔회원국이기도 하다.

소련의 각 공화국들은 쿠데타이후 크렘린의 「권력공백」을 틈타 독립을 서두르고 있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각 공화국들의 독립 움직임이 많은 이민족들로 얽혀 있는 소연방내의 국경분쟁과 유혈사태를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이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인과의 민족분규로 8백명 이상이 희생된바 있다.

소연방의 해체는 특히 유럽의 국경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을 내포하고있다.몰다비아공화국의 모사누 최고회의의장은 주민의 3분2가 루마니아인인 몰다비아의 독립은 루마니아와의 통일을 위한 1단계라고 밝혔다.몰다비아가 루마니아와 통합된다면 2차대전이후 설정된 유럽 국경선의 변화를 의미한다.이는 독일과 폴란드등 유럽의 국경선 분쟁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며 유럽안보의 새로운 불안요인이 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공화국의 독립은 신연방조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쿠데타이후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신연방안과 이를 수용하는 공화국의 태도에따라 소련의 모습이 크게 바뀔 것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소련이 하나의 국가연합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러나 발트해 3개공화국은 소연방에서 떨어져 나와 완전한 독립국가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은 옐친과 나자르바예프 카자흐공화국 대통령이 주장한 「공화국 공동체」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발트해 3국들이 독립을 선언했지만 경제관계만은 그대로 유지하는 하나의 공동체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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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해체과정은 유럽공동체(EC)의 통합과 정반대의 현상을보이고 있다.그러나 소련 공화국들의 독립은 장기적으로는 대통령을 위한 하나의 「작은 분열」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소련이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화된 사회로 전환된후 유럽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소연방의 해체는 고르바초프가 주창한 「유럽공동의 장」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일지 모른다.<이창순기자>
1991-08-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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