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딱지」 사기의 교훈/황진선 사회1부기자(오늘의 눈)

「물딱지」 사기의 교훈/황진선 사회1부기자(오늘의 눈)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1-07-16 00:00
수정 199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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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큰손」으로 불리던 주식회사 정암 대표 조춘자씨(42)가 결국 아파트분양사기사건을 일으켜 쇠고랑을 찼다.이 사건은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고질병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어서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내집마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그런데도 조씨가 부동산투기로 10여년만에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는 축재를 할수 있었다는 사실은 일반시민들로서는 아무래도 얼핏 이해가 가지않는 일이다.

조씨는 89년 1월 정암개발이라는 부동산중개회사와 지난해 4월 정암산업을 세워 조합주택 건축에 뛰어들면서 부동산투기로 본격적인 치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녀는 사기등의 혐의로 22차례나 입건됐으면서도 단한차례만 1년6개월동안 복역했을 뿐 대부분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같은 사실은 주택조합아파트 분양제도및 관련법체계에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낸 것일뿐만 아니라 세인들사이에 나돌고있는 풍문처럼 조씨가 정계인사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않나하는 의혹을 갖게하는것이다.

강남 일대에서는 최근 조씨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조합아파트가 「물딱지」라는 편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조씨가 쇠고랑을 차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아파트분양권을 구입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들린다.

정부당국은 피해자들의 손해를 회복시켜주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번과 같은 사건이 계속될 경우 정부에 대한 불신은 물론 우리사회 각계각층간의 위화감을 증폭시켜 더욱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부동산투기가 난무해 내집마련의 꿈이 무산되고 조씨처럼 벼락부자가 되는 사람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일반서민들은 자연히 한탕주의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반체제쪽에 기울기 쉬울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거액의 부동산투기사건이 터질 때마다 10여년이상을 뼈빠지게 일해도 집 한칸 마련하기 어려운 일반서민과 공단근로자들이 어떤 심정이겠는가를 다시 한번 심각하게새겨보아야 한다.
1991-07-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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