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독일/1백여 마을 “옛 주로 재편”(세계의 사회면)

통일독일/1백여 마을 “옛 주로 재편”(세계의 사회면)

이기백 기자 기자
입력 1991-06-03 00:00
수정 1991-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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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직후 승전국 미·소가 경계선 임의 획정/통독 후 옛 국경주변 동네 원래 공동사회로 복귀

구동서독 경계선과 구동독 5개 경계선 주변에 위치한 읍동간의 행정구역이 통일후속 조치로 조정된다. 이를테면 구동독에 속해 있던 읍동들이 구서독주로 이적되는가 하면 구서독지역이었던 읍동들이 구동독주로 관할이 바뀌는 것이다.

이같은 행정구역 조정은 45년 승전국인 미소가 독일에 진주,동서독 경계선을 확정하면서 점령지 관할의 편의성 때문에 역사적인 전통을 무시하고 가급적 직선으로 선을 그었으나 통일 후 원래의 공동사회로 돌아가려는 주민들의 강렬한 요구에 의해 이뤄지게 된 것이다.

구동서독의 경계선이었던 독일북부 엘베강변에 있는 인구 7천명의 노이하우스는 오는 10월 통일 후 처음으로 소속주가 바뀌어 니더작센주 주의회 선거 직전 종전 동독주였던 멕크렌부르크주에서 구서독의 니더작센주로 귀속되게 된다.

노이하우스는 원래 니더작센주 주도인 하노버생활권에 속해 있었으나 엘베강 동쪽 깊숙이 위치해 미국측의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45년 점령군들간의 합의에 따라 구동독주로 편입되었다.

이때부터 노이하우스 주민들은 달갑지 않은 동독주민으로,한편으로는 자신들과는 전통이 다른 멕크랜부르크 주민으로 어정쩡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독일통일이 이루어지던 날 이곳 주민들은 창밖에 독일국기 대신 붉은 바탕에 백마가 그려진 니더작센주기를 내걸고 「우리는 유쾌한 하노버주민들이라네…」라는 하노버 찬가를 불러댔다.

통일조약에는 인구 1만명 이하인 주들은 해당주간의 협정으로도 주민들이 원하는 주로 소속주를 옮길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1만명 이상일 때는 주민투표 등 까다로운 법적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노이하우스가 인구 1만명 미만이라 절차상의 어려움은 없지만 통일 후 구서독으로 주를 옮기는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독일정부는 후속조치에 고심하고 있다.

통일 후 독일은 구동독행정기관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보조를 해왔는 데 구서독주로 옮기게 되는 노이하우스행정기관과 주민들에게 이같은 혜택을 계속 주어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가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정부가 지정한 주택임대권을 계속 인정할 것인자,구동독교사들의 자격을 인정해야 할 것인지,읍재정보조금을 다른 구동독행정기관처럼 주어야 할 것인지,연금혜택을 계속 존속시켜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노이하우스 주민들은 이같은 혜택을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구동독에 남아 있기를 거부,니덕작센주로 옮길 것을 결의했다.

더욱이 노이하우스와 같이 소속주를 옮기기를 바라는 읍동들이 현재 1백여 곳이나 신청돼 그 처리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구동독 작센안할트주의 브란켄부르크 주민들은 분단 전에 속해 있었던 서쪽 이웃인 니더작센주로 조건없이 옮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구동독 튀링겐주의 하일리겐슈타트와 보비스 주민들 중 1만여 명은 대부분 신교지역에서 천주교지역인 구서독의 니더작센주로 옮기기를 원하고 있다.

▲튀링겐주 남쪽 빌흐 및 운터바이드 주민들은 구서독 뢴산맥 주민들과 공동생활을 하기 위해 헤센주로 편입되기를 바라고 있다.

▲튀링겐주 남부 멘트하우젠 주민들은 문화권이 동일한 바이에른주에 귀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밖에 통일과 더불어 독일연방에 편입된 메크렌부르크·브란덴부르크·작센안할트·작센·튀링겐 등 구동독 5개주 경계선 인접 마을들간에도 소속주를 바꾸려는 신청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구동독주 소속 읍동들이 대부분 구서독주로 편입되기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구서독 슐레스비히 홀스타인주의 랏젠부르크 주민 1천7백여 명은 9㎢의 4개 마을이 모두 구동독인 메크렌부르크주에 속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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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행정구역 조정신청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의 통치를 맡은 연합군측의 편의주의가 빚어낸 결과를 바로잡겠다는 것이지만 이들 읍동들이 본래의 주로 돌아간다 해도 반세기의 세월이 흐른 뒤여서 예전의 동질감을 되찾게 될는지는 미지수이다.<베를린=이기백 특파원>
1991-06-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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