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의 냉각기류(사설)

미·중관계의 냉각기류(사설)

입력 1991-05-09 00:00
수정 1991-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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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미묘한 갈등과 냉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중관계의 냉각은 미·중·소로 이어지는 3각관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상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의 새 세계질서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탈냉전의 화해와 공존질서도 따지고 보면 72년의 미중화해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의 화해는 소련으로 하여금 혼자서 냉전질서를 지탱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끔 만드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다는 해석도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이제 냉각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편에서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다시 옛날의 밀월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일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89년 6월4일 천안문사건 때부터였다. 민주화시위에 대한 중국당국의 유혈진압에 대한 미국의 반발로 급냉되었던 양국관계는 부시 대통령의 중국중시정책으로 그 동안 꾸준히 회복되는 기미를 보여왔다. 그것이 천안문사건 2주년을 앞두고 다시 급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원인은 역시 천안문사건이다. 구속되어 있는 반체제인사들의 사면을 미국은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7일 북경을 방문한 키미트 미 국무차관은 중국 정치범의 석방을 이례적으로 공공연히 요구했으며 미 의회는 중국이 정치범 석방거부를 고집하면 오는 6월3일로 만기가 되는 대중국 최혜국대우를 연장해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 틀림없으며 미 중국관계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대미 수출품의 상당부분이 구속되어 있는 정치범들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보도에도 큰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잘 참아오던 미국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작년의 경우 1백4억달러로 일본·대만 다음으로 크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이유로는 소련의 약화와 걸프전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미국의 독주에 대한 우려의 반작용으로 보이는 중국의 대소 밀착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리를 들 수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느닷없는 냉전부활 경고도 이런 각도에서 보면 해석이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중국관계를 정말 결정적으로 악화시킬 조치들을 간단히 취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냉각되고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화해와 공존·공영의 새 세계 질서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통일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91년도 우리 외교 중요 목표의 하나인 중국과의 관계정상화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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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5-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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