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대통령 첫 방일 이모저모

소 대통령 첫 방일 이모저모

강수웅 기자 기자
입력 1991-04-17 00:00
수정 199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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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반환” 시위속 고르비 “입성”/국보 예상통과로 1.5m마다 경찰배치/고르비­일왕,관례 깬 40분 접견에 눈길

○고르비,도착성명 생략

○…16일 상오 예정보다 5분 빨리 하네다(우전)공항에 도착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그 동안 소련·일본간의 소원했던 관계를 반영이라도 하듯 도착성명도 발표하지 않은 채 환영나온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량) 일본 외상 등과 간단히 악수만 나눈 뒤 곧바로 소련에서 특별 공수해온 질 승용차에 올라 아카사카(적판)의 영빈관으로 직행.

○…영빈관에 도착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아키히토(명인) 일왕과 예정보다 10분을 넘긴 40분간에 걸쳐 접견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일본 관리들은 일왕의 접견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통례이나 이날은 아키히토의 특별요청에 따라 접견시간이 40분으로 연장됐는데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왕 부처를 접견한 고르바초프와 라이사 부부는 일왕 부부와 선물을 교환했는데 일왕 부처는 꽃병과 핸드백,손수 서명한 자신들의 초상화를 선물했고 이에 대해고르바초프와 라이사는 꽃병과 보석을 답례로 선물했다.

○…극우 반공주의자들과 극좌파의 고르바초프 방일 반대시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르바초프 경호를 위한 1급 경계작전에 돌입한 일본경찰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나가는 연도변에 1.5m 간격으로 경찰 1명씩을 배치하는 등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경비를 폈다.

○라이사,은좌거리 방문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부인인 라이사 여사는 일본방문 첫날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은좌)를 방문.

밝은 초록색 투피스를 입은 라이사 여사는 화려한 긴자거리를 걸으며 상점에 진열된 상품을 자세히 관찰하는가 하면 가부키연극도 관람했다.

라이사 여사가 한 어린아이를 포옹하자 주위에 몰렸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어린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흉기든 극우파 체포

○…일본 경찰은 16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수행원들이 머물 뉴오타니 호텔 앞에서 단도를 갖고 있던 한 우익분자를 체포.

경찰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남자는 체포될 당시 전통적인 일본 예복에 메이지(명치)시대의 삿갓을 쓰고 있었으며 현재 신문이 진행중에 있지만 극우단체 소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3년 대한항공기사건의 일본인 유가족들은 16일 방일중인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한결같이 진상규명 촉구와 함께 일본인 시체·유품 반환을 호소했다.

KAL사건 일본 유족회의 가와나씨(천명·54)는 이날 『최근 소련의 보도로서 블랙박스가 회수된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말하고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던 아들(당시 20세)이 왜 죽었는지 그 진상이나 알고 싶다』고 밝혔다.

가나와씨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건의하기 위해 일 외무성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면담을 신청하고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군 포로 유족에 애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이 주최한 궁중만찬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시베리아에 억류돼 사망한 일본군 전쟁포로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으나 공식사과는 하지 않았다.

고르바초프는 정부 및 경제계 지도자 등 1백60여 명이 참석한 만찬에서 일본과 소련정부는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희생된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하며 소련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영부인 라이사 여사가 일본에서의 스케줄을 마지막 순간에 바꿔달라는 어려운 요청을 해와 일본관리들을 당황케 했다고 일본 외무성 소식통들이 16일 전언.

외무성의 한 관리는 라이사 여사의 요청 중 하나는 평범한 시민들이 내집을 갖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알려진 동경의 중류층 가정을 방문하자는 것이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스케줄을 마무리할 수 없었다』며 하소연.

이에 앞서 소련 대표단은 일본 관리들이 시간상의 제약과 보안상의 이유로 거리가 먼 교외지역으로는 갈 수 없기 때문에 동경시내 중심부에 살고 있는 몇몇 가정의 방문을 제안했으나 이들 가정이 너무 「상류층」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도쿄=강수웅 특파원>
1991-04-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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