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의 재단인 봉명그룹이 성대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해서 재단과 학생간의 심각한 갈등이 최악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대책 없는 극한 갈등의 노정이 해당 대학을 위해서나 사학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은 사학의 학내문제가 재단비리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사실이다. 성대의 경우도 학생들은 재단으로 하여금 학교운영 전입금을 늘리고 학사행정에서 대학측이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재단측이 이행해야 할 의무에 엄격하기를 요구하고 비리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차단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했던 것은 우리도 이해할 만하다.
이 같은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3년 동안 순수투자액으로 3백억원을 내놓고 재단의 기본재산을 공개하는 요구까지 순순히 응하기로 했던 재단측이 어느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생각을 바꾸어 재단 자체의 퇴진을 선언하고 말았다. 재단측이 느닷없이 「퇴진」이라는 원인무효의 극한 처방을 선택해 버린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질 우리는그것을 확실히는 알지 못한다.
다만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던 재단상무이사가 털어놓았다는 한마디 말에서 사퇴를 결의한 재단측의 심경을 읽을 수가 있다. 3백억원이나 되는 신규투자를 약속한 재단측에 그 약속을 보장하는 담보를 제시하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듣고 『재단을 믿지 못할 만큼 도덕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교에 어떤 투자도 못하겠다』며 2주일 안에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사 전원이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학과 그 재단은 점령군과 피점령군의 관계가 아니다. 건전한 건학이념을 가지고 육영의 뜻을 살려 부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학을 탄생시키고 그 학교가 잘 커갈 수 있도록 오래오래 지원하는 상부상조의 사이인 것이다. 갖가지 비리와 부조리를 낳은 일부 사립이 있기는 하지만 근대 이후 우리 교육의 근간을 지탱해온 것도 이런 이념에서 출발한 사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에서 학생들이 재단을 마치 점령군 세력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보편화하여온 일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학생들에게 죄인처럼 의심을 받아가며 운영을 지원하는 일에 깊은 회의를 느낀 결과 퇴진을 결심하게 된 것이 성대재단인 것 같다.
재단이 성실하게 재단 전입금을 확충하여 대학재정을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재단 형편상 또는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뜻한 만큼 되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 그러하므로 성실히 신규투자를 약속하고 이행해가는 재단에 대해서는 학교측이 그에 합당한 평가도 해야 하고 노고에 대한 치하로 보상도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화합하는 관계여야 사학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 힘에 의해 지원을 받는 입장에 있는 학생들이 채권자처럼 군림하면서 재단측에 수모를 준다는 것은 온당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마침내 그 수모가 감당하기 힘들어 재단 사퇴라는 극한 결정을 내리게 한다는 것은 학교의 기본을 흔들리게 하는 일이다.
교수폭행이라는 불상사로 교생조차 거부당하는 시련을 겪은 성대가 또다시 재단사퇴라는 돌풍까지 만나는 일은 불행한 일이다. 총장 등 학교관계자들이 재고를 간청했지만 『즉흥적인 생각만은 아니다』고 완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재단측의 태도가 불길하게 여겨진다. 「봉명그룹」이 손을 뗐다면 다른 「그룹」이라고 선뜻 손을 내밀 리가 없다. 이 불행한 일이 잘못 수습되어 또 다른 표류를 겪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스럽다. 또한 이런 사태가 새로운 풍조로 사학계에 번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 같은 대책 없는 극한 갈등의 노정이 해당 대학을 위해서나 사학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은 사학의 학내문제가 재단비리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사실이다. 성대의 경우도 학생들은 재단으로 하여금 학교운영 전입금을 늘리고 학사행정에서 대학측이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재단측이 이행해야 할 의무에 엄격하기를 요구하고 비리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차단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했던 것은 우리도 이해할 만하다.
이 같은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3년 동안 순수투자액으로 3백억원을 내놓고 재단의 기본재산을 공개하는 요구까지 순순히 응하기로 했던 재단측이 어느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생각을 바꾸어 재단 자체의 퇴진을 선언하고 말았다. 재단측이 느닷없이 「퇴진」이라는 원인무효의 극한 처방을 선택해 버린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질 우리는그것을 확실히는 알지 못한다.
다만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던 재단상무이사가 털어놓았다는 한마디 말에서 사퇴를 결의한 재단측의 심경을 읽을 수가 있다. 3백억원이나 되는 신규투자를 약속한 재단측에 그 약속을 보장하는 담보를 제시하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듣고 『재단을 믿지 못할 만큼 도덕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교에 어떤 투자도 못하겠다』며 2주일 안에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사 전원이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학과 그 재단은 점령군과 피점령군의 관계가 아니다. 건전한 건학이념을 가지고 육영의 뜻을 살려 부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학을 탄생시키고 그 학교가 잘 커갈 수 있도록 오래오래 지원하는 상부상조의 사이인 것이다. 갖가지 비리와 부조리를 낳은 일부 사립이 있기는 하지만 근대 이후 우리 교육의 근간을 지탱해온 것도 이런 이념에서 출발한 사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에서 학생들이 재단을 마치 점령군 세력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보편화하여온 일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학생들에게 죄인처럼 의심을 받아가며 운영을 지원하는 일에 깊은 회의를 느낀 결과 퇴진을 결심하게 된 것이 성대재단인 것 같다.
재단이 성실하게 재단 전입금을 확충하여 대학재정을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재단 형편상 또는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뜻한 만큼 되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 그러하므로 성실히 신규투자를 약속하고 이행해가는 재단에 대해서는 학교측이 그에 합당한 평가도 해야 하고 노고에 대한 치하로 보상도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화합하는 관계여야 사학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 힘에 의해 지원을 받는 입장에 있는 학생들이 채권자처럼 군림하면서 재단측에 수모를 준다는 것은 온당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마침내 그 수모가 감당하기 힘들어 재단 사퇴라는 극한 결정을 내리게 한다는 것은 학교의 기본을 흔들리게 하는 일이다.
교수폭행이라는 불상사로 교생조차 거부당하는 시련을 겪은 성대가 또다시 재단사퇴라는 돌풍까지 만나는 일은 불행한 일이다. 총장 등 학교관계자들이 재고를 간청했지만 『즉흥적인 생각만은 아니다』고 완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재단측의 태도가 불길하게 여겨진다. 「봉명그룹」이 손을 뗐다면 다른 「그룹」이라고 선뜻 손을 내밀 리가 없다. 이 불행한 일이 잘못 수습되어 또 다른 표류를 겪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스럽다. 또한 이런 사태가 새로운 풍조로 사학계에 번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1991-04-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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