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캅 서울총회(사설)

에스캅 서울총회(사설)

입력 1991-04-01 00:00
수정 1991-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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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시대의 새 세계질서에 적극 참여하고 적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외교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걸프전 이후 동아시아가 국제외교의 중심무대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월 중순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일이 이루어지고 5월엔 중소정상회담이 예정되고 있다. IPU(국제의회연맹) 총회의 평양개최도 관심거리이지만 1일부터 10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47차 에스캅(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총회도 그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에스캅은 유엔직속기구로 아·태지역의 경제협력과 사회개발을 위한 지원 및 연구·협의 등의 역할을 해왔고 북한(가입을 타진중)과 대만을 제외한 역내 국가 모두가 가입되어 있는 아시아판 유엔이라 할 수 있는 기구이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모태가 되는 등 이 지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이번 총회에선 아·태지역내 산업구조 재조정에 관한 문제가 핵심의제이며 걸프전 이후 처음 개최되는 총회라는 점에서 걸프전이 아·태지역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의내용을 기초로 하는 「서울 실천강령」도 마련되고 90년대의 아·태지역 협력방향을 제시할 「서울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개최국인 우리의 입장에선 물론 총회내용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최자체가 갖는 의의와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라 하겠다. 우리는 유엔가입을 희망하는 유엔 비회원국이다. 이번 에스캅 서울총회는 유엔비회원국인 한국에서 유엔회원국들이 갖는 최초의 유엔직속기구 공식회의라는 사실이 갖는 의미 또한 심장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소·일본 등 한반도주변 4대 열강을 비롯,38개 정회원국과 10개 준회원국 및 70여 개 국제기구로부터 부총리,장·차관급 등 고위급 대표 약 1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란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그레그 주한 미 대사가 참석하지만 소련에서는 로가초프 외무차관이,중국에서는 유화추 외무차관 등이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베트남,아세안 각국 등으로부터도 고위대표단이 참석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정부고위 공식대표단으로는 최초의 서울방문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최국으로서 우리 외무장관이 의장을 맡는 이번 에스캅 서울총회는 서울이 중요국제외교의 중심무대가 되고 선진개발도상국 한국이 그 주역을 담당함으로써 한국이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제·경제사회에 보다 더 적극적·주도적으로 참여해 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도 주목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연내의 유엔가입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선 접촉이 용이하지 않은 유엔회원 미수교국들의 고위관리들을 상대로 하는 동시다발적인 초청외교의 효과도 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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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4-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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