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장 맞는 「서울특별시」(사설)

새 시장 맞는 「서울특별시」(사설)

입력 1991-02-20 00:00
수정 199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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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척하고 혼미한 늪으로 우리를 허우적거리게 만든 「수서」는 서울땅이다. 땅은 비좁고 살집은 모자란 1천만 서울시민의 문제가 야기한 이 오욕의 지진은 서울시청을 진앙으로 하고있다. 마침내 53일의 단명한 시장을 내고 새시장을 맞은 서울시는 아직도 여진의 불안정함 속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서울시는 혼미속에서 탈출해야 한다. 교통문제 환경문제 상하수에서 쓰레기문제,민생치안에서 복지문제에 이르기까지 하루라도 행정의 흐름이 막히면 1천만이 질식할 지경인 이 거대한 도시가,더는 수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수는 없다.

서울은 도시라기 보다는 나라에 가까운 규모의 행정기구다. 나라중에서도 작지 않은 나라다. 물리적 규모도 엄청나지만 그 안에 혼재된 문제와 잠재된 난제들이 속수무책으로 쌓여있는 도시다. 이런 서울시가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당장 명쾌한 해결의 상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는 하지만 시장은 시장이다. 아무리 거대한 전함이라도 함장에 의해 뱃길은 운행되듯이 시장의 키잡이에 의해 서울시는 전진한다. 행정스타일,건강정도,세계관,정의수준이 남김없이 투영되게 마련이다.

수서사태가 우리에게 불행한 일이기는 했으나 이 사태를 통해 우리에게 조심스럽지만 어떤 신뢰의 실마리는 잡게 해주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별 상처없이 이 사태를 넘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진앙에 위치했으면서도 결정적인 수뢰의 함정에 걸리지 않고 이 폭풍우를 이겨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심증을 주는 것이다. 들리는 말인즉 「한보」라는 기업의 뇌물공세에서 자기방어를 하기 위하여 고위급이나 하위급의 시공무원 모두가 갖가지로 세심한 노력을 했었다고 한다. 「외밭에서 신들메를 고치지 않는」 치밀한 노력을 전직원이 했던 결과가 희생의 최소화를 부를 수 있었다는 뜻이다.

독직에서 이만큼이라도 자기보호를 하려는 풍조가 서울시에 형성되었다면 어쨌든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런 풍조가 전행정에 확산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또한 신임시장에게 우리는 유능하고 정당하기를 바란다. 무능한 솜씨로는 이 공룡같은 시정을 감당할 수 없다. 몸을 사리고 개인적인 보신에만 전념하는 공직자로서도 이 자리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정의롭고 정당하지 않으면 또한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아무리 선명하게 운영해도 「복마전」의 혐의를 벗기 어려운 것이 서울시가 지닌 본원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부시장을 함께 물러나게 한 이번 사태로 전 서울시공무원은 가뜩이나 의기소침해 있고 그들을 상대로 하는 천만시민은 불만과 불편이 가중되어 있다. 우선은 이 당면한 현실들을 풀어가는 일도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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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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