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자금 3백억설… 「행방」 규명이 관건/정 회장,몇억만 자백… 사용처 베일속에/의원·공무원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
서울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사건은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이틀째 철야조사를 받고있는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이 국회 건설위 소속 의원과 서울시·건설부의 관련공무원,주택조합 임원에게 뇌물성 로비자금을 준 사실의 상당부분을 자백함에 따라 사건의 전모가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정회장이 핵심적 열쇠를 모두 쥐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의 진술여하에 따라 관련대상자가 누구이며 범위와 규모는 어느 정도 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어 왔다.
이에따라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보다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회장이 사실을 모두 밝힐수 밖에 없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뜻에서 주택조합 관계자와 한보그룹 임직원,서울시와 건설부 공무원 등에 대한 외곽수사부터 시작,먼저 물증을 확보한 뒤 사실을 확인하는 순서를 밟았다.
검찰로서는 지난해 있었던 광업진흥공사 윤승식사장의 독직사건 때도 한보탄광대표로 2천5백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정회장이 끝내 증거불충분으로 불구속 입건에 그쳤던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만은 반드시 확증을 잡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정회장은 이번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는 돈을 듬뿍 집어주며 일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명성(?)대로 처음에는 일체 입을 열지않아 수사가 큰 난관에 부딪치는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뇌물제공에 관한한 「천하의 정회장」도 12일 자정을 넘기면서 검찰이 그동안 수집한 예금구좌의 입출금 기록 등 「물증」을 제시하자 모든 것을 포기한듯 자백을 시작했다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회장의 뇌물공여 사실에 대한 대체적인 시인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13일 아침 『수사가 매우 어려워 아직 말할 것이 별로 없다』고 밝히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 최병부 검사장은 이날 『이제 겨우 땅을 사들여 주택조합에 되판 경위에 대한 조사를 마쳤을뿐 「뇌물」부분에 대해서는 정회장이 일체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구영 검찰총장을 통해 감지될 수 있었다.
정총장은 이날 상오 일부러 기자실에 들러 기자들과 기벼운 얘기를 주고받는 도중 『오늘밤이 고비』 『경험으로 미뤄 이틀째 밤에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자백한다』 『범죄사실을 자백하는 것은 고해성사와 같아 자정을 넘긴 조용한 밤중에 주로 하게 된다』고 말해 정회장이 첫날밤에 이어 더 많은 혐의 사실을 털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검찰총수의 발언으로 미뤄 첫날밤 정회장이 검찰의 신문에 상당부분을 시인했지만 아직도 미진한 점이 남아있어 이에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이 정회장에게 뇌물공여죄를 적용해 구속하고 관련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을 소환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하는 데는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만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볼때 검찰의 고민은 오히려 딴데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에서 「뇌물」과 「외압」의 실체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부담을 안아온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것이다.
빗발치는 여론에 못이겨 막상 수사에 착수는 했으나 뇌물의 규모와 외압의 실체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커가기만 했다.
여기에 바로 검찰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대로 불어난 의혹의 눈길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검찰총장은 「결자해지」라는 말을 쓰며 『언론이 이렇게 사건을 크게 만들었으니 마지막 해결도 언론이 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이 마지막 단계에서 여론의 향배 때문에 매우 고심하고 있음을 비췄다.
뇌물에 사용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자금은 이미 알려진 것만해도 ▲주택조합에 택지를 팔고 남긴 61억원 ▲시중은행에서 기업정상화 자금으로 대출받은 5백81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은 4백18억원 ▲정회장 개인회사인 한보상사가 지난해 상반기에 한보철강에서 대출받은 3백8억1천2백만원 등 모두 8백억원에 이르는 돈 가운데 상당액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검찰은 정회장이 이 가운데 3백억원 정도를 수서지구 택지 특별분양과 관련된 로비자금으로 썼을 것으로 보고 정회장을 추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한보상사가 한보철강으로부터 대여받은 돈은 거의 모두 사용처가 불분명해 가장 큰 의혹을 사고 있다.
한보상사는 정회장이 20년 세무공무원 생활을 마친 직후인 지난 74년 설립한 한보그룹의 모기업이나 다름없다.
정회장은 이를 지난 88년 주식회사에서 갑자기 개인회사로 바꾸고 종사자들도 46명에서 10명으로 줄였으나 자본금은 오히려 7억9천3백59만3천원에서 1백46억4천4백만원으로 18배나 늘렸다.
검찰은 정회장이 개인기업의 경우 증권감독원의 등록법인이나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여신관리 대상기업에서도 빠질 수 있는 점을 악용,핵심 측근요원 10명에게 「명목상의 기업」(페이퍼 컴퍼니)으로 관리토록 하며 「개인금고」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부터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한보주택 강병수사장 등 그룹의 핵심임원 7명에 이어 이 회사의 주규식 자금담당 이사 등 3명의임원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이처럼 엄청난 로비자금에 대해 물증을 잡고 정회장을 추궁하고 있으나 13일까지는 겨우 몇억원 정도의 부분만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압」부분에 관해서도 아직 수사가 미진하기는 마찬가지로 정회장이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어떤 힘을 활용했는지에 대해 속시원하게 자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국회의원 몇명과 공무원,그리고 장병조 전 비서관 선에서만 이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는 야권의 지적을 의식하면서도 이를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최홍운기자>
서울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사건은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이틀째 철야조사를 받고있는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이 국회 건설위 소속 의원과 서울시·건설부의 관련공무원,주택조합 임원에게 뇌물성 로비자금을 준 사실의 상당부분을 자백함에 따라 사건의 전모가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정회장이 핵심적 열쇠를 모두 쥐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의 진술여하에 따라 관련대상자가 누구이며 범위와 규모는 어느 정도 될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어 왔다.
이에따라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보다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회장이 사실을 모두 밝힐수 밖에 없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뜻에서 주택조합 관계자와 한보그룹 임직원,서울시와 건설부 공무원 등에 대한 외곽수사부터 시작,먼저 물증을 확보한 뒤 사실을 확인하는 순서를 밟았다.
검찰로서는 지난해 있었던 광업진흥공사 윤승식사장의 독직사건 때도 한보탄광대표로 2천5백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정회장이 끝내 증거불충분으로 불구속 입건에 그쳤던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만은 반드시 확증을 잡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정회장은 이번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는 돈을 듬뿍 집어주며 일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명성(?)대로 처음에는 일체 입을 열지않아 수사가 큰 난관에 부딪치는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뇌물제공에 관한한 「천하의 정회장」도 12일 자정을 넘기면서 검찰이 그동안 수집한 예금구좌의 입출금 기록 등 「물증」을 제시하자 모든 것을 포기한듯 자백을 시작했다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회장의 뇌물공여 사실에 대한 대체적인 시인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13일 아침 『수사가 매우 어려워 아직 말할 것이 별로 없다』고 밝히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 최병부 검사장은 이날 『이제 겨우 땅을 사들여 주택조합에 되판 경위에 대한 조사를 마쳤을뿐 「뇌물」부분에 대해서는 정회장이 일체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구영 검찰총장을 통해 감지될 수 있었다.
정총장은 이날 상오 일부러 기자실에 들러 기자들과 기벼운 얘기를 주고받는 도중 『오늘밤이 고비』 『경험으로 미뤄 이틀째 밤에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자백한다』 『범죄사실을 자백하는 것은 고해성사와 같아 자정을 넘긴 조용한 밤중에 주로 하게 된다』고 말해 정회장이 첫날밤에 이어 더 많은 혐의 사실을 털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검찰총수의 발언으로 미뤄 첫날밤 정회장이 검찰의 신문에 상당부분을 시인했지만 아직도 미진한 점이 남아있어 이에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이 정회장에게 뇌물공여죄를 적용해 구속하고 관련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을 소환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하는 데는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만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볼때 검찰의 고민은 오히려 딴데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에서 「뇌물」과 「외압」의 실체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부담을 안아온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것이다.
빗발치는 여론에 못이겨 막상 수사에 착수는 했으나 뇌물의 규모와 외압의 실체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커가기만 했다.
여기에 바로 검찰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대로 불어난 의혹의 눈길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검찰총장은 「결자해지」라는 말을 쓰며 『언론이 이렇게 사건을 크게 만들었으니 마지막 해결도 언론이 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이 마지막 단계에서 여론의 향배 때문에 매우 고심하고 있음을 비췄다.
뇌물에 사용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자금은 이미 알려진 것만해도 ▲주택조합에 택지를 팔고 남긴 61억원 ▲시중은행에서 기업정상화 자금으로 대출받은 5백81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은 4백18억원 ▲정회장 개인회사인 한보상사가 지난해 상반기에 한보철강에서 대출받은 3백8억1천2백만원 등 모두 8백억원에 이르는 돈 가운데 상당액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검찰은 정회장이 이 가운데 3백억원 정도를 수서지구 택지 특별분양과 관련된 로비자금으로 썼을 것으로 보고 정회장을 추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한보상사가 한보철강으로부터 대여받은 돈은 거의 모두 사용처가 불분명해 가장 큰 의혹을 사고 있다.
한보상사는 정회장이 20년 세무공무원 생활을 마친 직후인 지난 74년 설립한 한보그룹의 모기업이나 다름없다.
정회장은 이를 지난 88년 주식회사에서 갑자기 개인회사로 바꾸고 종사자들도 46명에서 10명으로 줄였으나 자본금은 오히려 7억9천3백59만3천원에서 1백46억4천4백만원으로 18배나 늘렸다.
검찰은 정회장이 개인기업의 경우 증권감독원의 등록법인이나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여신관리 대상기업에서도 빠질 수 있는 점을 악용,핵심 측근요원 10명에게 「명목상의 기업」(페이퍼 컴퍼니)으로 관리토록 하며 「개인금고」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부터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한보주택 강병수사장 등 그룹의 핵심임원 7명에 이어 이 회사의 주규식 자금담당 이사 등 3명의임원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이처럼 엄청난 로비자금에 대해 물증을 잡고 정회장을 추궁하고 있으나 13일까지는 겨우 몇억원 정도의 부분만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압」부분에 관해서도 아직 수사가 미진하기는 마찬가지로 정회장이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어떤 힘을 활용했는지에 대해 속시원하게 자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국회의원 몇명과 공무원,그리고 장병조 전 비서관 선에서만 이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는 야권의 지적을 의식하면서도 이를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최홍운기자>
1991-02-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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