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교육의 근원적인 문제(사설)

「예술계」 교육의 근원적인 문제(사설)

입력 1991-01-29 00:00
수정 199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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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 입시부정 사건이 확대되면서 우리를 더욱더욱 암담하게 만드는 것은 예술교육 전체가 총체적으로 오염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사실과,그것이 단지 자녀를 대학에 보내겠다는 열망에서만 자행된 「범행」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광맥잡기」에 투자하는 행위였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과 비리를 산란하고 부화시켜 대물리며 진행되게 하는 일에,예술적 명문집안의 후예까지도 서슴없이 가담했던 것이다. 그 2대 3대들이 전수받은 같은 수법으로 부정을 이어가게 되어 있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지금이나마 드러난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분야에서 부패의 소문과 냄새가 새어나오기 시작한 것은 10년,20년 전부터의 일이다. 처음에는 일부 타락한 사대에서 맴돌던 것이 전체로 전이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응도 생사를 건 대수술이 되지 않으면 소생시키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입학 비리와 연관된 대학교수는 아주 작은 혐의라도 확실한 것이기만 하면 교수자격을 회수해야 한다. 예술과 교육의 이름으로 부도덕한 일에 연루되는 것에는 가혹한 응징이 가해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교육적으로 다소 이의가 있을지 모르지만 혐의가 인정되는 해당 학생들에 대해서도 온정이 적용되어서는 안된다. 부정은 값을 치러야 한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다. 그들은 미래의 비리를 잉태하고 있는 부정보균자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준 성인이므로 부모와 함께 부정을 공모한 일원이라는 차원에서 차단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예술교육의 원천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 예술적 재능이나 기량과 관계없이 대학입학의 수단으로 예술전공의 대학에 간 그들은 대학을 나오면 비슷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다시 비슷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다시 비슷한 방법으로 예술전공 학생을 양성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면소재지까지 구멍가게 수보다도 많은 음악·무용·미술학원들이 들어서 정작 예술의 싹은 자르고,재능있는 아이들은 흙속에 묻히게 하는 우리 현실도 현행의 모순된 예술교육제도의 소산이다.대학에 예술학과가 수두룩하고 한해에 분야마다 수천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교수진은 대부분이 실기교수로 채워져 있다. 대학의 예술과는 예술 실기만을 가르치는 곳은 아니다. 그런 뜻에서 예술계 대학의 커리큘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해묵은 지적이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뜻에서는 국공립 예술학교의 설립문제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예술교육은 그 특수성을 살려 예술학교에서 양성되는 체제를 많은 나라가 전통적으로 택하고 있다. 예술학교 설립을 기득권의 침해쯤으로 생각하고 대학교수들이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예술학교나 예술학원을 통해 실기를 전수하거나,대학에서 교육을 하거나 역할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리고 예술계 대학과 같은 구조와 비리인 수련의,교수·교사채용의 부조리와 부정도 같은 강도로 척결되어야 한다. 걸프해안의 기름바닷물을 뒤집어쓴 물새처럼,오염되기에 이른 학생을 양성하는 우리의 교육계를 정화하기 위해 우리는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생각한다.
1991-01-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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