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수험길 강도에 앗긴 진학꿈/돈뺏고 뭇매

고입 수험길 강도에 앗긴 진학꿈/돈뺏고 뭇매

입력 1990-12-14 00:00
수정 1990-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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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신깨어 고사장가니 3교시/시험장에 폭력배 들어와 집단 폭행도

고입 연합고사날인 12일 상오8시10분쯤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월계체육관 앞길에서 20세 가량의 청년 3명이 시험을 치러가던 권양순군(15·월계중 3년)을 마구때려 실신시키고 현금 1천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권군은 이날 월계2동 집에서 고사장인 석관고로 가던중 청년 3명이 부근 석계역 굴다리 아래로 끌고가 학교·학년·주소 등을 물어보고는 마구 때렸다는 것이다.

권군은 이들에게 수험생이니 시험을 치르게 보내달라고 수험표까지 보여주며 사정했으나 청년들은 수험표를 뺏어 찢어버리고 권군이 갖고 있던 수험용연필 5자루까지 부러뜨려 버렸다.

권군은 범인들이 달아난 뒤 이마와 코 등에 피를 흘리며 2시간쯤 의식을 잃은채 쓰러져 있다가 1교시 시험이 치러지고 있던 상오10시25분쯤에야 깨어나 집으로 연락,달려온 부모와 함께 상오11시55분에야 고사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2교시가 거의 끝났었다.

권군은 양호실에 앉아 3교시 시험만을 겨우 치렀다.

이날 서울 시내에는 수험생들을 보호하고 수송을 돕기 위해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었다.

권군은 성적이 반에서 7∼8등을 하는 상위권이었다.

권군의 아버지 권운경씨(40)는 『시험날 수험생이 강도를 만나 시험조차 치를 수 없다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개했다.

한편 이날 상오10시15분쯤 송파구 오륜동 보성고등학교 3층 제31 고사실에서도 10대 소년 10여명이 몰려와 고사를 치르고 있던 서울 B중 3년 2명과 재수생 김모군(16) 등을 걸상과 주먹으로 10여분간 마구때려 머리가 깨지는 등의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다.

이날 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유모군(15·B중 3년) 등은 『1교시 시험을 마친 뒤 교실에서 쉬고 있는 사이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인 10대 10여명이 갑자기 교실안으로 몰려와 김군 등을 집단 폭행하고 옆에 구경하던 학생들도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겁에 질린 수험생들에게 『조용히 하지 않으면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나간뒤 2교시 시험이 끝나자 다시 들어와 3층 복도에서 10여분간 『까불지 말라』며 위협하다 시험이 시작되자 돌아갔다는 것이다.
1990-12-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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