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앞세워 「관원」 대폭 수용/「그린벨트 완화」 배경과 문제점

민원 앞세워 「관원」 대폭 수용/「그린벨트 완화」 배경과 문제점

유은걸 기자 기자
입력 1990-10-31 00:00
수정 199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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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조치중 11개는 각 부처의 요구 사항/규제일변도서 선회… 훼손ㆍ잠식 더욱 늘듯

19년간 엄격히 관리돼왔던 그린벨트 안에서의 건축행위가 이번에 크게 완화됨으로써 그린벨트의 훼손과 잠식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그린벨트의 건축행위 규제를 완화한 것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고 부족한 공공건물의 부지를 확보하는 한편 체육 및 여가시설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린벨트 훼손을 막기 위해 이번에도 여러가지로 고심한 흔적은 보이지만,주민들의 민원해소를 앞세워 공공건물 부지확보 등 관원을 대폭 수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된 총 16개 항목의 완화조치중 민생관련사항은 5개항 뿐이고,나머지 11개 항목은 정부내 각 부처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들이다. 내무부의 신설 시ㆍ구청사의 신축,법무부의 구치시설 신축,보훈처의 보훈병원 신축,체육부의 체육시설 확대,서울시의 시내버스 차고지 설치 등의 요구가 바로 그것들이다.

그린벨트란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지역으로,지난 71년 수도권 일원이 1차로 지정된 이래 전국 14개 권역에 전 국토의 5.5%에 해당하는 5천3백97㎢가 지정돼 있다. 현재 그린벨트안에는 1백16만8천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36만채의 주택과 축사 등 15만8채의 부속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그린벨트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건축행위 제한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며 건축행위를 대폭 완화하거나 이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등 많은 민원을 야기해 왔다. 정부는 이같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고 이들의 생활편의를 돕기 위해 그동안 약 40여차례에 걸쳐 제도개선을 통한 주민들의 불편해소에 상당한 배려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주민들의 민원해소를 위해 행위규제를 완화한 것은 35평까지의 주택증축 허용외에도 현재 30평까지로 되어있는 버섯 재배장소를 90평까지 확대하고,부락공동으로만 설치토록 되어 있는 수산종묘배양장을 농어민 개인에게도 설치를 허용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기존 주유소의 경우 지금까지는 지붕을 설치할 수 없었으나 설치가 허용된다.

체육 및 여가시설로는 야영장ㆍ청소년수련장ㆍ피크닉장ㆍ잔디광장 등이 조성된다. 이같은 시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계획을 수립하되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간이시설만 허용한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테니스장등의 체육시설은 그린벨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나대지상태로 남아있는 땅으로서 새로운 진입로와 주차장 등의 설치가 필요없고 그 인근에 식당ㆍ목욕탕 등 이용가능한 시설이 있는 지역에 한해 국민체육진흥 관리공단만이 설치,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대지로 형질변경을 할 때도 건축물 바닥면적의 2배안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오던 것을 지방자치단체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2배 이상까지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건설부장관이 관장해오던 16건의 각종 허가권이 지방자치제장에게 위임된 것도 특기할만하다. 먼저 도지사에게 넘겨진 사항은 우체국신설,국민학교 분교설치,농ㆍ수ㆍ축협의 구판장 및 창고설치,사회복지시설의 증축등이다. 시장ㆍ군수에게 위임된 사항은 공중목욕탕의 설치,개간에 따른 골재채취,양어장 및 그 부대시설 등이다.

각종 공공건축물의 신축은 선별적 허용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지만 주민들의 건축행위가 엄격히 규제돼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주민들의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소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0년대 후반들어 그린벨트 주민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린벨트를 지정,건축행위를 규제하고 재산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그린벨트를 해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우리나라의 좁은 땅덩이에서 도시주변에 상당한 면적의 녹지를 확보해온 것은 바로 그린벨트를 지정,엄격히 관리해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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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린벨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제동장치를 강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린벨트가 야금야금 잠식될 경우 그린벨트 관리에 큰 허점이 생길 것임은 뻔한 일이다. 그런만큼 정부가 그린벨트 안에서 건축행위규제를 완화할 때는 그린벨트의 보존과 활용에 대해 국민들의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공청회등을 통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유은걸기자>
1990-10-3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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