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의 「2단계 통화통합」 합의의 뜻

EC의 「2단계 통화통합」 합의의 뜻

김진천 기자 기자
입력 1990-10-30 00:00
수정 199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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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럽」 향한 “제2의 초석” 놓다/94년 중앙은행 창설… 단일화폐 사용/적자재정 처리금지등 원칙 구체화/영 반대가 걸림돌… 통합일정 차질 올지도

「하나의 유럽」 건설을 위한 또 하나의 초석이 마련됐다.

유럽공동체(EC)의 11개국 정상들은 27ㆍ28일 이틀간 로마에서 열렸던 특별정상회담을 통해 유럽경제ㆍ금융통합의 제2단계 조치인 유럽중앙은행 창립일을 94년 1월1일로 정했다.

다만 영국은 이번 회담에서도 그동안의 반대입장을 고수,유럽 단일통화제 채택을 거부했다.

폐막성명을 통해 발표된 합의내용의 골자는 ▲역내 공동시장완성 ▲통화단일화조약에 대한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 ▲각국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보장 ▲가능한 최대회원국의 EMS(EC 환율제도) 가입 ▲예산적자에 대한 재정적 처리의 금지 등 5개항의 여건을 충족시킨 뒤 94년 1월1일부터 유럽중앙은행 창설 등 2단계 조치에 착수토록 되어 있다.

이같은 내용은 유럽경제ㆍ금융통합의 실질적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이의 수행을 다짐했으며 아울러 회원국 화폐들간의 환율고정으로 경제 및 금융통합 완성일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단계 조치의 핵심인 유럽중앙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회원국의 통화정책 권한의 이양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다시 EC창설의 모태가 되고 있는 「로마조약」의 개정이 선결과제로 남아 있다. 로마조약의 개정은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을 통한 만장일치의 결의를 요구하고 있어 단일통화창설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영국의 자세가 걸림돌로 남아 있다.

마거릿 대처 영국총리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보다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계획이 마련되기 전에는 공식 채택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로마조약 수정안을 의회에 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오는 12월의 정부간 회의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등은 영국이 1단계 조치에도 완강히 버티다 지난번 EMS에 가입하는등 태도를 바꾼 점을 예로 들며 낙관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영국은 경제ㆍ통화통합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1단계 조치의 골자인 EMS 가입을 거부해 오다 지난 8일부터 가입했다.

영국의 EMS 가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으나 또다른 측에서는 통화주권의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대처총리가 대세에 밀렸다고 보기 보다는 오히려 유럽중앙은행 설립,즉 유럽단일화폐제도 실현 등 EC가 영국의 의사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려 할때 효과적인 반대투쟁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통독이후 처음 모인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일측이 제2단계 조치의 조속한 실시를 앞서 주장하는 등 유럽통합에 적극적인 입장을 다시 확인함으로써 주변국들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었던게 이번 회담의 또다른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회담은 당초 대소 경제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이 예고됐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소련의 경제 및 국내 정치상황 등을 고려,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키 어렵다는 EC 집행위의 견해에 따라 『필요하다면 소련에 긴급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원칙만을 천명하는데 그쳤으며 다만 대소 무역ㆍ과학기술협력 협정체결에 필요한 대안을 마련토록 집행위에 위임했다. 동구문제 논의에서는 헝가리가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한 국제원유가 인상등으로 사회적 불안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예정보다 빨리 6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EC 회원국들의 행동통일을 통한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이 제시될 것인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었으나 각국의 입장과 이해가 달라 원칙론을 재확인 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즉 폐막성명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및 인질억류를 규탄하고 이라크에 대해 쿠웨이트로부터의 즉각 철수와 억류중인 외국인 인질과 외교관 등의 석방을 촉구했다.

EC 정상들은 또 모든 인질의 석방을 위해 이라크에 유엔대표를 파견토록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EC회원국이 자국국민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이라크측과 개별협상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EC 회원국들의 공동외교정책 수행을 위한 조그만 선례를 남겼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오는 12월초로 다가온 우루과이 라운드 최종협상문제에 대해 의견조정을 시도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각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집약된 의사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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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대처총리는 협의시간을 벌기 위해 이 문제의 논의를 미루자고 요구,오는 11월1일에 다시 열리는 농무장관회의에서 가능한한 행동통일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파리=김진천특파원>
1990-10-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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