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단체 “연락기구 설치”합의의 뜻/신데탕트 기류속 조총련내 인식 변화 반증/남북한 당국의 영향력 커 자율대화엔 한계
재일한국거류민단(민단ㆍ단장 박병헌)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ㆍ중앙상임위의장 한덕수)는 1일 「조국의 평화통일 촉진을 위한 대화에 협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두 단체간에 연락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민단과 조총련이 이같이 대화를 갖고 합의케 된 것은 지난 55년 조총련 결성 이후 처음있는 일로서 박성우 민단기획실장등 4명이 조총련 사무실을 방문,백한기 사무국장등과 회동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날 합의는 반목과 질시를 거듭해온 양 기구가 불신의 벽을 허물고 협조체제를 마련한 획기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남북한 대화에도 도움을 줄 뜻있는 일로 여겨진다.
○남북대화에 큰 도움
지난달 17일 조총련측은 한덕수 중앙상임위의장 명의로 ▲조총련과 민단의 8ㆍ15 범민족대회 참가 ▲8ㆍ15를 전후해 재일동포 예술의 밤,체육교류모임 개최 ▲이같은 공동행동을 중앙은 물론 지부ㆍ거주지 등 하부조직에서도행할 것 ▲이같은 문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정상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연락기구 설치를 제의했다.
민단은 이에 대해 18일 ▲조총련 간부ㆍ동포의 고향방문 ▲민단 대표단의 평양방문과 조총련측 대표단의 서울방문을 판문점을 경유해 실현할 것 ▲북경아시안게임 공동응원 등 3개항을 제의했다.
1일 양측은 양측제의를 상호 검토한 끝에 연락기구 설치부분에 합의를 본 것이다.
물론 거슬러 올라가면 재일동포 사회에 깊은 분열을 가져 온 양 기구가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산견돼 왔다.
민단 박병헌 단장은 지난달 1일 서울신문과의 회견에서 조총련과의 조건없는 대화용의를 표명했었다.
또 조총련측에서는 올해 1월 채택한 활동목표와 지난 5월 조직결성 35주년 중앙대회 보고를 통해 ▲재일동포의 권리옹호투쟁을 강화하고 ▲8ㆍ15 범민족대회가 성공리에 소집되도록 주력하며 ▲최근의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른 조총련내의 인식전환을 배경으로 조국통일과 애국사업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키 위한 대외사업을 강화하기로 「과업」을 설정했다.
즉 민단과 조총련은 상호대화와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마련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아울러 ▲국제적인 동서 화해무드 ▲남북한 사이에 조심스럽게나마 진행되고 있는 대화 움직임 ▲그리고 조총련 내부,특히 조총련계 상공인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점등도 양기구간의 대화 채널마련에 이바지한 배경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55년 조총련이 결성된 이래 불신과 상호비방의 벽을 쌓아 온 양기구가 대립청산의 계기가 될지도 모를 연락기구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해 낙관하긴 일러
우선 1일의 합의내용을 보면 양측 7개항 제의 가운데 단 한가지 연락기구설치만이 합의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측은 이날 대좌에서 나머지 상대방 제의는 사실상 모두 거부 또는 보류했다.
또 양기구는 각각 남북한 당국의 강력한 영향력하에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지난 35년간 반목과 질시로 일관해 오며 의사전달은 우편으로나 하던 과거를 거두어들이고 대화의 창구를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해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강석진기자〉
재일한국거류민단(민단ㆍ단장 박병헌)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ㆍ중앙상임위의장 한덕수)는 1일 「조국의 평화통일 촉진을 위한 대화에 협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두 단체간에 연락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민단과 조총련이 이같이 대화를 갖고 합의케 된 것은 지난 55년 조총련 결성 이후 처음있는 일로서 박성우 민단기획실장등 4명이 조총련 사무실을 방문,백한기 사무국장등과 회동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날 합의는 반목과 질시를 거듭해온 양 기구가 불신의 벽을 허물고 협조체제를 마련한 획기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남북한 대화에도 도움을 줄 뜻있는 일로 여겨진다.
○남북대화에 큰 도움
지난달 17일 조총련측은 한덕수 중앙상임위의장 명의로 ▲조총련과 민단의 8ㆍ15 범민족대회 참가 ▲8ㆍ15를 전후해 재일동포 예술의 밤,체육교류모임 개최 ▲이같은 공동행동을 중앙은 물론 지부ㆍ거주지 등 하부조직에서도행할 것 ▲이같은 문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정상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연락기구 설치를 제의했다.
민단은 이에 대해 18일 ▲조총련 간부ㆍ동포의 고향방문 ▲민단 대표단의 평양방문과 조총련측 대표단의 서울방문을 판문점을 경유해 실현할 것 ▲북경아시안게임 공동응원 등 3개항을 제의했다.
1일 양측은 양측제의를 상호 검토한 끝에 연락기구 설치부분에 합의를 본 것이다.
물론 거슬러 올라가면 재일동포 사회에 깊은 분열을 가져 온 양 기구가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산견돼 왔다.
민단 박병헌 단장은 지난달 1일 서울신문과의 회견에서 조총련과의 조건없는 대화용의를 표명했었다.
또 조총련측에서는 올해 1월 채택한 활동목표와 지난 5월 조직결성 35주년 중앙대회 보고를 통해 ▲재일동포의 권리옹호투쟁을 강화하고 ▲8ㆍ15 범민족대회가 성공리에 소집되도록 주력하며 ▲최근의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른 조총련내의 인식전환을 배경으로 조국통일과 애국사업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키 위한 대외사업을 강화하기로 「과업」을 설정했다.
즉 민단과 조총련은 상호대화와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마련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아울러 ▲국제적인 동서 화해무드 ▲남북한 사이에 조심스럽게나마 진행되고 있는 대화 움직임 ▲그리고 조총련 내부,특히 조총련계 상공인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점등도 양기구간의 대화 채널마련에 이바지한 배경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55년 조총련이 결성된 이래 불신과 상호비방의 벽을 쌓아 온 양기구가 대립청산의 계기가 될지도 모를 연락기구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해 낙관하긴 일러
우선 1일의 합의내용을 보면 양측 7개항 제의 가운데 단 한가지 연락기구설치만이 합의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측은 이날 대좌에서 나머지 상대방 제의는 사실상 모두 거부 또는 보류했다.
또 양기구는 각각 남북한 당국의 강력한 영향력하에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지난 35년간 반목과 질시로 일관해 오며 의사전달은 우편으로나 하던 과거를 거두어들이고 대화의 창구를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해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강석진기자〉
1990-08-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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