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민자수뇌 청남대회동 안팎

노대통령·민자수뇌 청남대회동 안팎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0-07-25 00:00
수정 199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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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장내유도”… 강온 양면 포석/경제 악영향 우려,“총선불가” 견지/“야 입장 최대 수용”… 협상에 유연성

민자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최고위원,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 등 민자당 수뇌부 4인이 24일 대통령 여름집무실인 청남대에서 7시간30분여에 걸쳐 회동,야당측이 제출한 의원직사퇴서 처리문제등 국정전반을 심도있게 논의함으로써 여야대결로 치닫는 정국경색을 풀기 위한 여권의 사태수습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김대표는 지자제 실시일정및 내각제 개헌여부에 대한 여권의 명확한 입장을 밝힌 후 국민을 상대로 정국을 풀어나가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막후대화등을 통해 여당측을 최대한 설득,조속히 국회로 북귀케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김종필최고위원이 앞장서 온건론을 주장했다고 최창윤 청와대정무수석이 전했다.

이에따라 민자당은 지자제법·국가보안법 등에 있어 야당측의 주장을 대폭 수용,야권의 장외투쟁 명분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8월 중순께부터 각급 레벨의 대화채널을 가동해 9월 정기국회전까지는 정국을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키로 했다.

○…민자당 수뇌부 4인은 이날 야권이 주장하는 국회해산및 조기총선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야당의원이 제출한 사퇴서는 국회의장에게 일임해 적절한 시기에 반려토록 한다는 데 견해가 일치.

노대통령은 『야당이 의원직 사퇴로 헌법에 없는 사실상의 국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와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야권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청와대관계자가 전했으며 다른 최고위원들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동조.

노대통령은 특히 야당의 장외투쟁이 투자심리 위축,산업평화정착 저해 등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면서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소련의 대변혁,독일의 통일 등 세계가 격변하고 있는 때에 국내정치상황이 의원직 사퇴,장외정치 등으로 바람직하지 못하게 전개되는 것은 마치 당파싸움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외면,국권을 침탈당했던 19세기말을 생각케한다』면서 야당이 민주헌정의 대도에 복귀토록 최고위원들이야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당부.

그러나 야당을 대화 테이블로 이끄는 구체적 방법을 놓고 최고위원들간에 약간의 이견을 보였다는 관측.

박준병사무총장·김용환정책위의장 등 민정·공화계 인사들은 『여야간 냉각기를 가진 뒤 8월초나 늦어도 8월 중순부터 야권의 체제가 정비되는 것을 보아가며 여야대화를 가속화해 정국을 푸는 것이 순리』라면서 『노대통령과 최고위원들의 회동에서도 이같은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됐을 것』이라고 설명.

박총장은 특히 『지자제의 정당공천 허용이나 국가보안법의 대체입법등 야당측이 주장하는 내용도 절충여하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유연한 자세를 견지.

반면 민주계의 김대표 측근의원은 『청와대나 민정계는 야권의 예봉이 무디어질 때를 기다리자는 입장이나 김대표의 생각은 다르다』면서 『내각제와 지자제등 야권이 쟁점으로 삼고 있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뒤 국민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김대표가 밝힌 것으로 안다』고 피력.

민정계의 한 당직자는 이와관련,『민정계에서는 야당측의 총선요구를 개헌문제와 연결시켜 내각제개헌을 조기에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표출되고 있는 데 대해 민주계 일부에서는 차제에 내각제 포기선언을 하자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다』고 소개.

이와관련,최정무수석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개헌문제로 당내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으며 지금은 개헌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그러나 민자당은 의회민주주의 발전과 정착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발표해 내각제개헌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임을 밝혀 민주계의 견해가 채택되지 않았음을 시사.

노대통령과 세 최고위원은 여야가 냉각기를 갖는 동안 당정비에 주력키로 하고 지구당위원장들의 귀향활동등을 통해 당조직 강화와 함께 정국정상화를 위한 홍보활동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국 정상화방안과 함께 최근의 남북관계·경제문제 등도 폭넓게 협의됐으며 연말까지 물가안정·치안확보에 당력을 집중키로 결론.

특히민정계 일각에서 민주계가 대야 협상창구를 맡고 있어 여야대화가 단절됐다는 이유를 들어 조기 당직개편요구가 나오고 있는 사실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분간 현 당직체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채널을 동원,여야 막후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는 관측.

노대통령은 이날 남북문제에 대해 『7·20 민족대교류선언은 통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될 과정』이라며 『야당도 초당적 차원에서 협조가 긴요하며 정치인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통일에 착실히 대비해 나가야한다』고 강조.

김대표등 다른 최고위원들도 『당차원에서 정부의 남북 대화노력및 북방외교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다짐.

이날 회동에서 노대통령과 세 최고위원은 우루과이라운드협상등 국제경제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증시대책등 국내경제안정에도 당정이 전력을 기울이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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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우루과이라운드등 대외의 도전이 치열할 때 국력을 한데 모아 도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목희기자〉
1990-07-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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