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의 모노드라마/미얀마 오늘 총선

군사정권의 모노드라마/미얀마 오늘 총선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0-05-27 00:00
수정 199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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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야당탄압… 수키출마못해/유세내용도 사전에 허가받아야/“군부 원격조종”국민연합당,우세 점쳐

군사정부의 철권통치 아래 민주화 진통을 겪고 있는 미얀마(구버마)에서 30년만에 처음으로 27일 다당제총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88년 9월 미얀마 전국을 휩쓴 민주화 시위를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한 당시 군참모총장 사우 마웅장군이 이끄는 군사정권이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발표한 민정이양 약속에 따라 치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정부 당국의 표현대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보다는 이번 총선이 민정이양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요식절차로서 「한마당의 정치사기극」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3백 85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 무소속 87명을 포함,93개 정당에서 2천 3백여명의 후보를 내놓고 있어 겉으로는 자유선거인 것처럼 보이지만 야당에 대한 규제와 탄압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정부의 승인없이는 출마가 불가능하고 대중집회를 통한 선거유세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며 연설문 내용도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영 라디오 및 TV를 통한 방송유세도 10분이내로 제한되며 군이나 정부에 대한 비방이나 피폐한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토로등의 내용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총선기간중 외국 옵서버단과 관광객의 총선참관을 불허하고 외국 보도진에 대해서도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25일에야 61명에 한해 입국비자를 발급했을 뿐이다. 하오 10시부터 상오 4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는 위압적인 분위기속에서 야당지지 성향이 높은 도시지역주민 수천명을 관리하기 쉬운 변두리지역으로 강제이주시킨 뒤 국경지대 6개선거구에 대해 치안과 교통통신상의 문제로 선거를 보류시켰다.

미얀마의 독립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웅산장군의 딸로서 카리스마적인 반정부인사인 아웅산 수키여사(44)는 국민분열을 획책하고 군부에 대한 불신감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부터 가택연금상태에 있다. 미얀마 최대 야당인 민주국민동맹(NLD)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해외체류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선거법상 입후보자격마저 박탈당한 상태다.

NLD의 의장인 틴 우 전국방장관(64)도 지난해 12월 강제노역이 병과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아 출마가 금지돼 있다.

이같이 야당들이 탄압속에 놓여있는 가운데 아직도 군부를 원격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독재자 네윈의 버마사회주의계획당 후신인 국민연합당(NUP)은 군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집권 사우 마웅장군의 군사혁명위원회격인 국가법질서회복평의회(SLORC)는 총선후 헌법개정을 거쳐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최소한 2년간은 계속 권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28년간의 군사통치로 인해 낙후된 경제와 빼앗긴 자유 등 국민들사이에 불만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야당세력이 온갖 탄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치는 일부 관측도 없진 않다. 그러나 투개표부정이 우려되고 설령 야당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실제 정권이양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현지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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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번 선거는 미얀마의 민주화 행로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같다.<김주혁기자>
1990-05-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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