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폭동은 민족분규의 전주곡/소수민족 불씨 중국에 인화

신강폭동은 민족분규의 전주곡/소수민족 불씨 중국에 인화

우홍제 기자 기자
입력 1990-04-10 00:00
수정 199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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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ㆍ몽고 개혁바람 편승,불만 표출/반한 감정 쌓인 티베트ㆍ내몽고에도 확산 가능성

중국 소수민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월 티베트 수도 라사에서 대규모 소요가 발생한데 이어 지난 6일 최서북 변방인 신강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교도 위구르인들이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폭동을 일으킴으로써 인종분규는 이제 민주화 운동과 함께 북경 당국을 괴롭히는 새로운 발등의 불로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 위구르인들의 폭동에 북경측은 즉각 군대를 투입,무력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수백명의 시위군중 가운데 얼마만큼의 사망ㆍ부상자가 발생했는지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은 지난해 6ㆍ4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안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최대규모의 소요인데다 종교문제까지 포함된 것이어서 그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낳게 하고 있다.

신강위구르 자치구는 역사상 한족 아랍 터키 러시아 몽고제국들의 격전지였으며 면적은 1백60여만㎢로 중국대륙의 6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 최대의 민족자치구. 1천5백만 주민 가운데 6백만명이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인이며 같은 수의 한족과 기타 카자흐ㆍ타지크ㆍ우즈베크 등의 소수민족들이 섞여 살고 있는 인종의 모자이크 지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동북과 서남으로 소련ㆍ몽고ㆍ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ㆍ인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민족분규 발생의 소지가 많았던 곳이다.

이번 폭동은 소련과 동구 및 몽고의 민주개혁을 발생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소련내의 아르메니아ㆍ아제르바이잔 분쟁,발트 3국의 분리독립요구 시위 등을 시발로 확대되고 있는 인종 분규는 키르기스ㆍ리투아니아 공화국으로 번져가고 있으며 이러한 대변혁의 파장이 신강위구르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의 개방ㆍ개혁정책 추진으로 중국의 중부 및 동남지역이 크게 발전한데 비해 서북부는 심한 낙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신강위구르는 물론 티베트ㆍ내몽고등지 소수민족의 반한 감정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88년12월에도 위구르 대학생들이 자치구 수도인 우르무치에서 북경당국의 소수민족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었다.

위구르인들의 이번 폭동은 또 지난 연말 소련ㆍ동구변혁의 국내 파급을 크게 의식,이붕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이 『소수민족 독립을 주장하는 반혁명 분자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고 소요발생 가능지역에 대한 군사적 경계를 강화했음에도 일어 났다는 사실이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은 헌법 4조에 「중화인민 공화국은 통일된 다민족 국가이다」라고 명시,그동안 소수민족들에 대해 꾸준히 동화정책을 펴 왔다.

11억 인구인 중국의 민족구성은 지배계층인 한족이 92%정도이고 나머지가 55개의 소수민족으로 돼있다. 때문에 숫자로는 9천만명에 지나지 않으나 이들이 차지하는 지역은 전국토의 60%에 이르고 각종 부존자원이 풍부하므로 국가전략적 가치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북경당국은 강ㆍ온 양면의 정책으로 이들을 회유해 왔고 소수민족 자치구에 한족을 이주시킴으로써 일체감을 조성하려고 애써 왔던것이다.

그러나 인종ㆍ역사ㆍ종교 등 여러가지 면에서 뿌리깊게 내린 반한의식이 완전히 씻겨질 수는 없는 것이고,게다가 국제적 대세인 민주개혁을 거부하는 현중국지도층의 강경ㆍ보수적인 국가 운영 등으로 해서 이들 소수민족의 항쟁은 끈질기게 되풀이될 전망이다.〈홍콩=우홍제특파원〉
1990-04-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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