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30년왕정」붕괴위기/유혈 시위로 번진 민주화운동

네팔「30년왕정」붕괴위기/유혈 시위로 번진 민주화운동

김현철 기자 기자
입력 1990-04-01 00:00
수정 1990-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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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활동 금지·경제난에 국민반기/“공안 정국 한계”…개혁요구 드세질 듯

지난 2월18일 불법화된 재야단체들의 주도로 다당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네팔의 민주화 시위는 지난31일 경찰이 시위군중에게 발포,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한 가운데 우파디아야 외무장관이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1월 비합법재야단체인 자유네팔의회당(NCP)이 사회·경제문제의 해결과 전통적이 촌락회의형태인 판차야트의 해체등을 요구하면서 점화된 네팔의 민주화운동은 자유네팔의회당이 7개 공산주의 노선 정당들과「네팔민주회복운동」(MRD)이란 연합체를구성,공동투쟁키로 처음합의함에 따라 가속화됐다.

비렌드라 현국왕의 조부인 트리부반왕의 왕권회복을 기념하여「민주주의의 날」로 명명된 국경일인 지난 2월18일 군중들이 행사행렬에 돌을 던짐으로써 촉발된 이번 시위를 통해 지금까지 34명이 사망하고 3백여명이 부상했으며 약 5천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0년이후 모든 정당활동이 금지된채 판차야트 제도에 기초,국왕이 절대적인 군주권을 행사해오던 네팔의 해묵은 정치적 갈등이 경제위기와 맞물리면서 폭발한 것이다.

지난 51년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한 네팔은 59넌 헌법이 제정되고 네팔의회당 주도의 내각이 구성됐으나 왕권약화와 급진적인 정책에 불만을 품은 마헨드라 당시 국왕(비렌드라 현국왕의 부)이 60년 현왕쿠데타로 왕권을 강화하고 의회를 해산,무정당왕정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대한 거센 반발은 7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로 발전했고 80년에는 판차야트 존속여부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까지로 이어졌으나 국민투표결과 54%가 존속 찬성쪽에 표를 던짐으로써 당시의 민주화 운동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후 85년 또 한차례의 민주화 운동이 있었으나 현비렌드라국왕은 카트만두시의 반정부 폭탄테러 사건을 빌미로 공안정국을 강화,역시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는 그 이전과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즉 세계 유일의 힌두교 군주국이며 문맹률이 높고 정치적 관심이 낮았던 이왕국의 국민들이 인접국 인도와의 무역마찰로 빚어진 경제위기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다 동구등 전세계를 휩쓴 민주화 바람에 자극받아 정치적 자각을 하기 시작했으며 더이상 국왕의 통치를 신정으로 여기지 않는등 왕권에 대한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의 경제적 압력은 네팔의 수출입 업무를 거의 마비시켜 식량 및 연료부족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다.

인도는 네팔이 지난 88년 인도와 불편한 관계인 중국으로부터 대공화기를 수입하는등 친중국 자세를 보이자 인도­네팔 국경경로를 봉쇄한데 이어 지난해 3우러 시효가 끝난 「무역 및 통행에 관한 협정」의 갱신을 거부하는 등 대네팔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네팔의 후견인을 자처해온 인도는 현재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있는 「네팔민주회복운동」을 공공히 지지하고 나서 인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네팔정부의 운신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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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관측통들은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네팔이 국민들의 점고하는 민주화 개혁 요구를 수렴하지 않고 힘으로 찍어 누르려 할 경우 피플스 파워에 의한 왕정 붕괴의 위험을 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현철기자>
1990-04-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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