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볼세비키” 고르비 대통령/이기동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탈볼세비키” 고르비 대통령/이기동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0-03-16 00:00
수정 199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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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공산당의 권력구조는 기본적으로 집단지도체적인 성격을 갖고있었다. 그래서 그 우두머리인 당서기장을 흔히 「동연배중의 제1인자」라는 말로 표현해 왔다.

이러한 집단지도체적인 권력구조는 일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것같지만 실은 오늘의 소련이 안고있는 많은 문제의 근원을 바로 여기서 찾을수 있다. 실질적인 국가통수권자인 당서기장의 선출이 국민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정치국내 이들 「동년배」들끼리의 담합에 의해 이루어져왔고 그로 인한 권력내부의 정체화가 소련사회의 전반적인 정체분위기와 결코 무관치 않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선출된 당서기장들의 주된 관심은 자연히 국민의 여론보다 지도부내의 자기세력유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소련의 대통령제 채택은 무엇보다 이런 「크렘린식」지도자 선출방식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적어도 지도자 교체면에 있어 소련은 이제 근대적인 국가경영시대를 맞게된 것이다.

과거에는 서기장의 선출에서뿐 아니라 그 서기장이 갖는 권한까지도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그래서 서기장의 명칭도 일정치 않아 스탈린은 당서기장이라는 이름으로 마구 전횡을 휘둘렀고 흐루시초프는 그에 대한 반동으로 권한을 상당부분 약화시킨 당제1서기란 이름을 사용했다. 흐루시초프사후 다시 당서기장제로 전환,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국가최고권력직인당서기장의 권한과 선출 등을 둘러싼 무원칙성은 바로 당이 모든것을 주도하던 볼셰비키혁명 당시의 유산이 라고도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바로 이 유산의 청산을 위해 지금까지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는 이 청산의 장으로 국민들의 직접자유선거로 선출된 인민대회(의회)를 택했고 인민대회는 찬성 1천8백17대 반대1백33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이 청산을 마무리 시켜 주었다.

대통령1인에게 너무 과도한 권력이 집중된다며 표결을 하루 연기시키기까지 한 열띤 반대토론도 혁명유산의 청산이라는 이역사적인 과업앞에서는 한낱 「구색갖추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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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고르바초프」. 이 말만으로도 소련국민들은 암울하던 구시대의 청산과 미래에 대한 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받게 될 것이다.
1990-03-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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