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을 잡아라” 해운업계 각축(생활경제)

“LNG 운반선을 잡아라” 해운업계 각축(생활경제)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0-03-12 00:00
수정 199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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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선 수송계획 따라 9개사 “군침”/한척 건조비 3억불… “4년이면 원가 건져”/운항권 얻으면 연 7천만불 수익은 거뜬

액화천연가스 운반의 국산화 시대가 열린다. 정부는 최근들어 LNG(액화천연가스)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LNG운송을 위한 선박을 국내 조선소가 건조하고 운항도 국내회사가 전담케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어찌보면 이는 국민소득수준의 향상에 힘입은 에너지고급화추세를 감안해 볼때 「이제야」하는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다. 그동안 LNG도입은 전량을 외국해운회사가 독점 수송해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산화계획을 세우자 운반선의 건조와 운항권을 둘러싸고 조선소는 조선소대로,해운회사는 해운회사대로 서로 운항권이나 건조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관련업체의 치열한 경쟁은 건조,운항권을 따내기만 하면 이것이 앞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할게 틀림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배인 이 LNG운반선(12만t기준)의 건조자금은 3억달러(한화 2천억원상당)나된다. 섭씨 영하 1백62도로 낮출수 있는 초저온 특수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건조기술이 아니고는 만들수 없어 현재 미국ㆍ일본등 선진해운국들만이 6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2천억원이라는 건조비용은 일반 선박수요량 30척을 지을수 있는 비용에 해당된다.

더구나 운항권을 따낸 해운회사는 정부의 장기수급계획에 따라 20년동안 독점계약을 맺게돼 화물을 모으느라 이리저리 쫓아 다닐 필요가 전혀 없다.

가만히 앉아서도 1년이면 7천만달러는 벌수 있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연간 2백만t을 도입할때 드는 비용은 LNG값이 2억8천만달러,수송비 7천만달러등 모두 3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운송비 7천만달러로 4년 남짓이면 건조비용을 뺄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계약 기간중 나머지 16년 동안은 더 큰돈을 벌게되어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오는 95년까지 2척,99년에는 4척,2006년에가서는 7척등 모두 13척의 LNG운반선을 건조할 계획으로 있어 LNG도입과 관련한 사업을 벌인다는 것은 돈방석에 앉는 효과와 다름없다.

○…이에 따라 국내 선박회사와 해운회사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선박의 건조권과 운항권을 따내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해운회사들의 경쟁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로비도 로비거니와 각종 정보수집에서 부터 상대 해운회사의 움직임을 매일 체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이들 해운회사들의 주수입원인 원유도입에 따른 운송비보다 LNG운반이 훨씬 「대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총 원유도입액은 49억3천5백만달러(2억6천6백41만배럴)로 이 가운데 운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4∼5% 이다.

어찌보면 현대ㆍ한진ㆍ범양ㆍ조선공사등 국내 9개 해운회사가 군침을 흘리며 덤벼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다.

○…현대ㆍ대우등 조선소들의 사전 준비작업도 만만치 않다.

현대의 경우 이미 지난 82년 노르웨이와 LNG운반선의 일종인 MRV형(돔형) 도입계약을 맺어 미리부터 LNG운반선 건조에 대비해 왔다. 현대측은 『MRV형이 최신형일 뿐더러 이를 관리할 해운회사도 있으니 현대가 맡는 것이 앞으로 관리나 유지하는데 유리하다』는 논리로정부측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인수한 조선공사가 일본으로부터 LNG건조기술을 도입토록 긴급 지시를 해놓은 상태이며 대우 또한 프랑스로 부터 기술이전에 따른 협의를 하고 있다.

○…동자부ㆍ상공부ㆍ해운항만청ㆍ한국가스공사등 관계기관들은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최근 첫회의를 가진데 이어 지난달 21일 두번째 회의를 가졌다. 이때의 합의 사항은 ▲계약조건은 FOB(선적 가격기준)로 하며 ▲선박형태는 상공부가 정한다는 2개항만 합의를 보았을뿐 나머지는 거론조차 안된 상태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관계기관들은 상공부가 선박형태를 결정한뒤 3차회의를 갖기로 했으나 현재 한 해운회사와 조선소에 맡기자는 의견과 「공동관리단」을 두어 국내 모든 해운회사와 조선소가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양승현기자>
1990-03-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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