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평화의 봄을 맞자(사설)

산업평화의 봄을 맞자(사설)

입력 1990-03-03 00:00
수정 199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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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가 예년에 없이 조용한 봄을 맞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분규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쟁의양태가 과격성을 벗어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분규발생 원인도 전과 달라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2개월 동안의 노사분규는 모두 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69건에 비해 78%나 감소했음을 노동부의 노사분규발생현황은 전하고 있다. 원인을 보면 임금관련은 단지 6건 뿐이고 나머지는 단체협약,근로조건개선,해고문제 등 노사간 대화로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다.

지난 87년 봄부터 폭발적으로 그것도 극렬하고 장기화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들어 시작된 노사분규의 양태는 너무나 다른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서 발전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민생치안,경제난국이라는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속에서 노사분규의 확대를 염려해 온 우리들로서는 큰 위안임에 틀림없다.

희망적인 관측은 또 있다. 예년의 분규다발지역으로 올봄에도 커다란 주목을 모으고 있는 창원공단등 경남지역의 2백36개 사업장에서 노사 5천2백50명이합동으로 해외연수를 벌인다고 하는 노사간의 갈등해소,대화노력이 그것이다. 올해 전국 각지역 공단 및 사업장에서 해외연수에 나갈 인원까지 합치면 모두 1만명이 넘게된다는 얘기다. 아직은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노사간의 이같은 노력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진정기미가 있다고 해서 여기에서 만족해 하거나 장래를 낙관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노사분규가 계속되어온 과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요즘의 진정상태가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노사분규현장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잘 돼새겨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지난 2,3년 동안 우리가 겪었던 노사간 대립관계에서 대등하고 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더욱이 바로 앞에 다가온 노사간의 본격적인 단체교섭과 임금협상의 계절을 앞두고 요즘의 분위기는 더욱 소중하고 바람직 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우리는 노조측이나 사용자측 모두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합리적인 교섭보다는 물리적인 힘겨루기에 치중했다는것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경제단체협의회에서 조사한 「89년 상반기 노사분쟁실태조사」는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또 노사양측이 교섭에 성의를 보이지 않다가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쟁의발생전 노사간 교섭이 보다 진지해야 한다.

올들어 분규건수가 줄어들고 새로워지고 있는 이유를 노사양측은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위기를 맞아 산업평화를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뜻과 사회 분위기를 노사양측이 잘 이해하고 있는 결과라고 본다. 또한 정부당국의 악성 분규제재조치 방침에 따라 노조측도 목소리를 낮춤으로써 이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분석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정부는 개입이 지나칠 경우 새로운 분규를 일으킬 불씨가 된다는 것을 통찰해야 한다. 분규건수가 감소하고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해서 노사간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사간 이해가 더욱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노ㆍ사ㆍ정 모두가 서로를 돕고 이해하고 욕구를 자제할 때 진정한 산업평화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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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이를 위한 중요한 때이다.
1990-03-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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