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국극복위 첫 회의 이모저모

경제난국극복위 첫 회의 이모저모

염주영 기자 기자
입력 1990-03-01 00:00
수정 1990-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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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정책 너무 서둔다” 격앙된 분위기/메모 들추며 실명제 부작용 낱낱이 열거/각계 중진들 포진… 「경제원로원」역할 기대

경제난국 타개를 위한 국민적 중지를 모으고 관련정책을 정부에 건의하기 위한 경제난국극복위원회가 28일 경제기획원 대회의실에서 발족,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 위원장인 조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과 각계 대표로 구성된 위원 24명이 참석,위원회의 향후 운영방안과 당면 경제현안에 대한 대책을 2시간여 동안 진지한 분위기 속에 논의.

○…조 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경제는 매우 어려운 고비에 처해 있다』면서 『작년 연초부터 극심한 노사분규와 사회혼란이 계속됐고 그 여파로 수출과 투자는 부진하고 성장률은 저조한 실정이며 성장잠재력이 현저하게 마모돼 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설명.

조 부총리는 『토지투기는 경제발전과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누가 경제정책을 담당하든 상습투기꾼은 정부의 모든 기능과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근절시키고야 말겠다』며 「투기꾼과의 무제한 전면전」을 선언하는등,시종 초강경 어휘들을 구사해가며 정부의 의지를 강조.

조 부총리는 이어 『경제가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노력으로 새로운 성장요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런 요인을 국민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경제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라고 위기국면의 심각성을 진단하기도.

○…경제난국 극복위 위원들은 발족후 첫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자유토론을 통해 정부의 제도개혁 정책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실명제의 연기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4당체제 하에서의 정치권의 선심경쟁을 신랄하게 성토하는 등 초반부터 다소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

신태환위원장은 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토지공개념ㆍ금융실명제ㆍ임대차보호법 등을 예로 들어 『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국민의 권리를 마구 뒤흔드는 감이 없지 않다』면서 『모든 경제시책은 자본주의 경제학의 전통적인 사회정책적 방식을 넘어서면 안된다』고정부의 제도개혁 추진에 대한 반론을 제기.

이에 장덕진위원도 『정부가 토지공개념과 실명제를 안하면 곧 체제가 무너질 것처럼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며 『실명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면 마치 반국민적 행위라도 한 것처럼 매도당하는게 요즘 사회분위기』라고 맞장구.

김동기위원은 미리 발언자료를 준비해온듯 메모를 뒤적여가며 실명제의 부작용을 상세히 열거한뒤 『토지공개념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실명제는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

신병현위원은 『최근의 주택가격 전세값 상승은 통화량 팽창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정부가 정치권의 선심경쟁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의 선심경쟁을 신랄히 성토.

○…이날 발족된 경제난국극복위는 경제난국 타개책과 당면 경제현안에 관한 장ㆍ단기 정책을 정부에 건의하는 자문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각계에서 비중이 큰 원로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당분간 경제부처의 비공식 「원로원」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들을 분야별로 보면 학계인사로전 서울대총장을 지낸 신태환 학술원 회원을 비롯,차병권 박세일(이상 서울대) 김동기(고대경영대학장) 정창영(연대) 김호길(포항공대학장)박진환씨(농협대학장) 등이 참여하고 있고 재계에서는 정수창(전 대한상의회회장) 황승민(중소기협중앙회장) 최종완(한국공업표준협회 회장) 김채겸(쌍용양회 회장) 송태진씨(매일제관 대표)등이 참여했다.

전직관료 출신으로 신병현(전 부총리) 장덕진(전 농수산장관) 강경식씨(전 재무부장관)등과 언론계의 이규행(한국경제 사장) 권혁승(서울경제사장) 현영진(중앙경제부사장) 안병훈씨(조선일보 상무) 등이 있다.

이밖에 법조계의 조영황(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부회장) 문화계의 지용택(한얼문화재단 이사장) 노동계의 김승구(섬유노련위원장) 박인상씨(금속노련위원장) 등과 농민대표로 윤여창씨 등이다.

경제난국극복위는 금년말까지 존속하는 한시기구이기는 하지만 월2회씩의 정기회의와 필요할 때는 위원회의 의결로 임시회의를 가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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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원측은 이날 위원장도 사전 내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위원들의 호선 방식으로 신 전서울대총장을 위원장으로 뽑는등 이 위원회가 정부 경제정책의 들러리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배려한 흔적이 역연.<염주영기자>
1990-03-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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