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력사건 은폐 잦다/연쇄방화ㆍ미장원 강도 이어

경찰 강력사건 은폐 잦다/연쇄방화ㆍ미장원 강도 이어

입력 1990-02-24 00:00
수정 199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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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살인범 놓치고 “쉬쉬”/공조수사 커녕 “도주 방조”/방범비상령 외면 문책모면 급급/“허탕 출동”알려지자 14시간뒤 보고

잇따른 방화사건,미장원ㆍ대낮 강도 등으로 민생치안이 극도로 불안한데도 경찰이 범인검거나 범행예방보다 사건을 감추는데만 급급해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연이은 강력사건으로 방범총비상령까지 내려져 있는 최근들어서도 경찰의 이같은 사건은폐행위가 계속돼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상오 지방공사 강남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들의 칼부림 살인사건의 경우 사건직후 신고를 받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현장에 출동,범인들을 잡지못하자 사건을 숨기고 있다가 사건발생 14시간뒤인 이날 하오9시쯤에야 서울시경에 보고했다.

경찰서에서 불과 1백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큰 병원응급실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일본도를 휘두르며 수술준비중인 당직의사와 환자,보호자들을 위협하며 내쫓고 중상을 입은 라이벌 폭력배를 난자한 뒤 유유히 달아났는데도 경찰은 사건발생 자체를 은페,결과적으로 범인들의 도주를 방조한 셈이 되고 말았다.

경찰의 뒤늦은 보고도 제보를 받은 기자들이 취재를 시작하자 어쩔수 없이 한 것이었다.

서울시내에서 10여건 이상 연달아 발생했던 사건의 경우에도 지난달 6일 하오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서울미용실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 관할 중부경찰서 관내에서 2건,관악경찰서 관내에서 5건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11건이나 같은 사건이 발생했으나 경찰이 이를 모두 숨겨,범인들이 마음놓고 범행을 계속할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후의 수사도 어렵게 만들었다.

또 연쇄방화사건의 경우도 지난해 12월20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첫 방화사건이 있은 뒤 지난달 1월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이 공개되기까지 10여건의 같은 범죄가 있었음에도 관할 경찰서는 모두 이 사실을 숨겨 방화범들이 마구 날뛰게 했음은 물론 사건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지난16일 상오 발생한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힐튼호텔의 기흥수화백 여인상 유화(시가 1억2천만원상당)도난 사건도 관할 남대문경찰서가 신고를 받고도 이를 시경에 보고하지 않은채 감추고 있다가 23일 이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보도예상보고서」를 올리면서 피해액도 5백여만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11일 상오7시30분쯤 마포구 서교동 466의9 부림양행(대표 최재익ㆍ38) 창고에서 주사용 항생제에피신 등 의약품 12종 7천4백만원어치가 도난 당했던 사건도 마포경찰서가 숨기고 있다가 같은달 15일 상오 마포구 합정동 우리약업에서 또 항생제 8천9백만원어치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뒤늦게 사건내용을 발표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도 지난달 10일 상오7시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993의3 안국약품 5층 건물의 1ㆍ2ㆍ3층에서 연쇄적으로 금고털이 사건이 발생,가계수표ㆍ유가증권ㆍ현금 등 3억7백여만원이 도난 당했으나 이 사실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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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경찰의 이같은 은폐행위에 대해 시민들은 『경찰이 민생치안 확립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상부의 문책이나 처벌을 모면하는데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경찰이 이같은 행위를 계속하는 한 어떻게 안심하고 살수있을 정도의 치안이 확보되겠느냐』고 걱정하고 있다.
1990-02-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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