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사는 인기(사설)

돈으로 사는 인기(사설)

입력 1990-01-26 00:00
수정 199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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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연예담당PD 6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연예계 주변의 폭력ㆍ비리에 대한 검찰의 일제수사에서 유명가수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인기순위를 조작하거나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방송사의 쇼PD 담당자들이 대거 사표를 제출하는 파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금품수수행위가 전체 PD들 사이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번에 밝혀진 6명의 행위만으로도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이와같은 풍토는 개선되어야 한다. 더욱이 이같은 비리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방송계에서 관행이 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고 또 그것이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것이라는 데서 우리가 받는 충격은 너무나 크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방송의 공공성ㆍ공익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TV의 쇼나 라디어의 음악프로는 시청자들의 요구나 가수의 인기의 정도에 따라야 하는 것인데도 금품거래로 인한 조작행위라는 점에서 이는 시청자를 농락하는 것이고 불신을조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연예계주변을 둘러싼 폭력과 비리는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검찰의 수사에 찬사를 보낸다. 방송가의 악습만이 그대로 남게 된다면 쇼프로의 수준은 더욱 낙후되고 시청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임을 잘 인식해야 할 것이다. 90년대를 맞아 서로 믿고 신뢰하는 사회풍토를 확립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이 기회에 방송계의 쇼담당 관계자들은 우리의 대중문화의 질을 높이고 실추된 명예회복을 위해서 방송가의 부조리가 근절되는 계기로 삼아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이런 부조리가 일부에 국한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TV나 라디오가 갖는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또한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자율정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금품수수 행위는 가수및 그의 주변에도 더 이상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자기선전을 위해 오히려 적극적으로 금품공세를 해온 게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것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유야 어떻든 정상급 가수들의 거의 대부분이이같은 금품수수 행위에 관여돼 있다는 사실은 반성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연예인들은 돈이면 인기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고 주변의 메니저들은 돈이나 폭력으로 가수의 인기를 유지하려는 데서 병폐가 고질화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염려되는 것은 자칫 이번의 수사가 가져오는 파문이 본의아니게 전체 PD들은 물론 방송계의 명예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어 우리의 쇼프로가 그나마 퇴보의 길을 걷게나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또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를 계기로 우리 대중문화의 수준을 한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전체 PD들의 책임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시청자들은 더이상 인기가요 순위가 조작되거나 가요대상이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송계의 담당자들은 명심해야 될 것이다. 시청자들은 현명하다.
1990-01-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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