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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슬럼프 이겨내고 고향서 부활한 미셸 위

오랜 슬럼프 이겨내고 고향서 부활한 미셸 위

입력 2014-04-20 00:00
업데이트 2014-04-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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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녀’

20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미셸 위(25·나이키소녀)를 따라다닌 말이었다.

12살이던 2002년에 최연소로 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그는 이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는 초청 선수로 출전해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며 샛별로 떠올랐다.

2005년 LPGA 챔피언십 2위, 브리티시오픈 3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남자 대회에도 출전한 그는 세계적인 기업과 거액의 후원 계약을 맺으며 2005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이후 미셸 위의 성적은 그에 걸맞지 않게 ‘초라한’ 수준이었다.

2009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0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거뒀으나 꾸준한 성적은 내지 못하며 ‘그저 그런’ 선수가 됐다.

2012년에는 23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에 가까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며 세계랭킹마저 60위권으로 추락하자 그는 침체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퍼트 자세였다.

지난해부터 미셸 위는 퍼트할 때 허리를 거의 ‘ㄱ’ 자 모양이 되도록 굽히는 자세를 취한다.

183㎝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장타에 비해 퍼트 약점을 지적받던 그는 방법을 바꾸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2010∼2012년까지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30개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29.88개로 줄었다.

자세가 불편해 보이고 엉성하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올해도 이런 자세를 유지하며 몸에 익혔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 보여준 퍼트는 그간의 불안함을 떨쳐 내기에 충분했다.

최근 3년간 70%가 되지 않던 그린 적중률이 80%를 넘겨 올 시즌 LPGA 투어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아이언샷도 향상됐다.

골프장 밖에서는 스탠퍼드대에서 학업을 병행하면서 골프에 집중할 수 없던 환경이었지만 2012년 졸업하면서 부담감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맞이한 올 시즌 그는 확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 KIA 클래식의 공동 16위일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2주 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알렉시스 톰프슨(미국)에 밀려 첫 메이저 우승의 기회를 놓쳤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안방’인 같은 하와이의 기운도 그에게 힘을 실었다.

대회가 열린 코올리나 골프장은 그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된 ‘무당벌레의 전설(The Legend of the Ladybug)’이라는 일화가 새겨진 소녀상이 있을 정도로 친근한 곳이다.

’무당벌레가 어깨에 앉으면 따뜻한 말을 건네며 손가락으로 옮겨 부드러운 입김으로 보내줘야 한다. 그러면 행운의 여신이 우승컵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이다.

좋은 추억이 깃든 곳에서 한결 여유롭고 성숙해진 모습을 선보인 미셸 위는 결국 하와이 팬들 앞에서 모처럼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다시 정상에 서기까지는 3년 8개월, 79번의 대회 도전이 필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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