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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5개 다 따 온다”… 신궁 코리아, 파리서도 ‘금빛 사냥’

“금메달 5개 다 따 온다”… 신궁 코리아, 파리서도 ‘금빛 사냥’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입력 2024-04-17 02:09
업데이트 2024-04-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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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국가대표 6인의 각오

여자부 전원 첫 올림픽 출전
압도적 기량 임시현 주축돼
전훈영·남수현과 호흡 기대

‘전통 강자’ 남자부 3인 출격
항저우에서 이미 손발 맞춰
김우진, 3회 연속 우승 도전

정밀 장비·맞춤 훈련 시너지
선수·지도자 소통으로 ‘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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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부터), 이우석, 김우진,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지난 11일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리커브 선수 선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파리행 티켓을 따낸 뒤 금빛 과녁을 맞히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한국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부터), 이우석, 김우진,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지난 11일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리커브 선수 선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파리행 티켓을 따낸 뒤 금빛 과녁을 맞히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제 ‘파이팅’을 흉내 내면서 견제하는 외국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맞서겠습니다.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더 큰 소리로 압박해야죠.”

경기가 시작되면 동료 뒤에서 목이 터져라 ‘가자’, ‘파이팅’을 외치는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20·예천군청)은 고향 선배이자 양궁 전설인 김진호(63)를 기리는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당당히 2024 파리올림픽행 티켓을 따낸 다음 결의에 찬 목소리로 각오를 밝혔다.

막내 에이스에서 신궁으로 거듭난 임시현(21·한국체대)과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김우진(32·청주시청),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관왕(남자·혼성 단체 금) 이우석(27·코오롱)까지.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 면면을 보면 김제덕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파리올림픽 개막(7월 26일)을 100일 앞둔 17일,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메달 순위 20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도는 가운데 ‘희망의 등불’ 양궁대표팀은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따고 금의환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이 금빛 과녁을 4번 맞추면서 최종 16위(금6, 은4, 동10)를 차지했다.

중심은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여자 개인·단체전, 혼성 단체전) 임시현이 잡는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지난해 3차례 세계양궁연맹(WA) 현대월드컵 여자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했고 개인전에선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달까지 진행된 파리올림픽 대표 선발 최종 평가전에서도 1, 2차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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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
임시현
임시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여자부 3명 다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23·광주은행)은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최미선(28·광주은행)도 최종 평가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임시현은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후 “길게 이어진 선발전을 통해 항상 잘 쏠 수만은 없다는 걸 배웠다. 겸손해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새 동료들과 단체전 합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임시현과 함께 올림픽 역사상 전무후무한 단일종목(여자 단체전) 10연패에 도전하는 새 얼굴은 전훈영(30·인천시청)과 남수현(19·순천시청)이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 이후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 없는 ‘대기만성’ 전훈영은 10년 만에 올림픽의 꿈을 이뤘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성’ 남수현은 국가대표 상비군 첫 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초의 선수로 한국 양궁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21세 이하 선수 중 대표 선발전 남녀 각각 상위 4명이 상비군으로 활동한다.

이변을 허락하지 않은 남자부도 세계 최강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김우진, 김제덕은 도쿄올림픽과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고 이우석도 항저우에서 두 선수와 손발을 맞췄다. 김우진이 2012년 런던 대회부터 맏형 자리를 지켰던 오진혁(43·현대제철) 대신 선수단을 이끈다. 김우진은 “친형처럼 의지했던 오진혁 선수가 떨어져서 아쉽지만 유능한 후배들과 함께해 든든하다”며 “제가 오진혁 선수처럼 유쾌하고 쾌활하진 않다. 대신 묵묵히 김제덕, 이우석을 뒷바라지해서 신기록을 쓰겠다”고 전했다.

김우진이 이번에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한국 양궁 최초 올림픽에서 3회 연속 우승한 선수가 된다. 1988 서울올림픽부터 3개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건 김수녕은 1996년 애틀랜타에 불참해 연속 기록을 작성하지 못했다. 남자 선수는 장용호(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와 임동현(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경쟁국의 맹렬한 추격에도 한국 양궁이 왕좌를 지키는 비결은 고도의 기술력이다. 대표팀은 먼저 고정밀 슈팅머신으로 불량 화살을 솎아 낸다. 선수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계의 힘을 빌려 화살의 미세한 성능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다. 또 3D 프린터를 통해 각 선수에 맞는 맞춤형 그립을 생산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활을 빠르고 정확하게 점검하는 이동식 검증 장비, 혹서기에 대비한 복사 냉각 소재 모자 등도 활용하고 있다. 슈팅머신 고도화를 통한 선수별 맞춤 훈련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대망의 파리올림픽 양궁 일정은 개막 하루 전인 7월 25일부터 진행된다. 양궁협회는 경기장 근처에 훈련장과 휴게시설을 마련하고 대회 기간 선수단 식단을 미리 짜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홍승진 대표팀 총감독은 “한국 양궁은 국제 대회 입상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힘든데 제가 믿는 선수들이 뽑혔다”며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선수 6명, 지도자 5명이 하나가 되면 금메달 5개 모두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예천 서진솔 기자
2024-04-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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