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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분리·공수처 신설…개헌·속도 두마리 토끼 잡아라

검경 수사권 분리·공수처 신설…개헌·속도 두마리 토끼 잡아라

조용철 기자
입력 2017-05-16 22:54
업데이트 2017-05-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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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검찰 개혁 딜레마

헌법 영장청구권 검사 일원화…공수처 삼권분립 위배 논란도
청와대가 내년 지방선거 전 검찰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독점적 검찰권을 보장한 헌법의 벽을 어떻게 넘을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경우 개헌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하거나 실효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그러나 검찰 개혁과 개헌이 연계됐을 경우 자칫 개혁의지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도 청와대로서는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중 하나인 영장청구권의 경우 우리 헌법은 청구권자를 검사로 일원화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의 지휘에서 벗어나려 하는 경찰은 개헌을 통해 경찰이 영장청구권까지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권을 독점하더라도 현행처럼 검찰이 영장 청구 과정에 개입한다면 또 다른 수사 지휘가 되는 것은 물론 수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도 영장청구권과 관련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저서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법원의 심사 기준이 신청권자에 따라 다를 이유가 없는 만큼 영장 신청에 차등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헌법 개정의 문제가 있지만 여기까지 논의가 전진하지 않으면 수사권 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개정 사안인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먼저 완료한 뒤 개헌을 통해 경찰이 영장청구권을 갖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헌 전에는 검사의 영장불청구에 대한 이의신청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새로운 검·경 갈등의 여지가 있는 만큼 헌법과 법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수처의 경우 현행 헌법 체계 안에서 설치가 가능한지부터가 논란이다. 국회에 발의된 공수처 법안에 대한 법사위 검토보고서에는 “헌법상 설치 근거가 없는 수사처를 입법·행정·사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구로 설치할 경우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반대 논리도 포함돼 있다.

개헌을 전제로 공수처를 법률상 독립기관이 아닌 헌법상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수처가 법률상 독립기관에 그칠 경우 정권에 따라 인력이나 예산이 조절되면서 기관이 무력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가 헌법상 독립기관이 돼야 외풍이 차단될 수 있고, 기관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독립기관 중 하나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 이명박 정부가 구성원 20% 이상을 줄이는 직제개정안을 의결하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으나 “헌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이 아니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일각에선 특별검사에게 검사의 권한을 부여하는 특검법처럼 공수처 역시 법안 통과만으로도 수사·기소권을 부여받을 수 있어 개헌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5-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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