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의료진, 사흘 만에 진료 투입… 아파도 검사 꺼린다”

“확진 의료진, 사흘 만에 진료 투입… 아파도 검사 꺼린다”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3-24 01:50
업데이트 2022-03-2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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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의료계 붕괴’ 증언

“확진·비확진자 커튼 너머로 진료
아기엄마 울부짖어도 도움 못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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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에서 1000만까지 45일밖에 안 걸렸다
100만에서 1000만까지 45일밖에 안 걸렸다 23일 서울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9만 881명, 누적 1042만 7247명을 기록했다. 2월 6일 누적 확진자 100만명을 넘어선 지 45일 만에 1000만명대에 들어섰다.
안주영 전문기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료인들이 현장의 의료체계가 붕괴됐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증언대회를 열고 “의료 인력 확충을 새 정부의 국정 과제로 채택하고 공공의료를 확대하라”고 인수위와 코로나 비상 대응 특별위원회에 요구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과 국·사립대 병원 종사자 등 19명은 방호복과 안면보호구(페이스실드)를 착용한 채 ‘보건의료인력 확충’, ‘의료진은 사람도 아닙니까’ 등의 문구가 적인 손팻말을 들고 대회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의 정지환 지부장은 “재택치료 기조로 전환되면서 치매, 욕창, 투석 등 집중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입원 환자의 비율이 높아졌다”며 “25명의 위중증 환자를 4명의 야간 간호사가 전담하는 등 인력 공백이 심각해 간호사들이 식사를 포기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를 망설인다”고 말했다.

상급 종합병원인 원주 연세의료원의 이철종 정책부장은 “매일 20~30명의 의료진이 새롭게 확진되면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 사흘 격리 후 아픈 몸으로 복귀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확진자를 이송할 병실도 없어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공간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이 3~5일만 격리한 뒤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예외 지침을 마련했다.

격리 병동과 음압병실 등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의 부족 문제도 거론됐다. 공공병원인 서울서남병원 김정은 지부장은 “재택치료 중 영아가 사망한 이후 정부는 소아응급센터를 늘린다고 했지만 아직도 심야에 12개월 미만 영아가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울부짖으며 전화하는 아이 엄마에게 아무 곳도 안내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곽소영 기자
2022-03-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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