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공개에도 안 풀리는 ‘휴가 의혹’

진단서 공개에도 안 풀리는 ‘휴가 의혹’

이혜리, 이근홍 기자
입력 2020-09-07 00:52
업데이트 2020-09-0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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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 확산

평창 통역병 선발 압력 의혹 제기에
“팩트 미확인 보도에 법적 책임” 경고
휴가 외압 논란엔 진단서 공개로 반박
“보좌관 통화 안 했다” 주장도 뒤집혀
秋, 휴가 의혹·불륜설 제기 누리꾼 고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 측이 6일 공개한 무릎 수술 관련 진단서. 법무법인 정상 제공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 측이 6일 공개한 무릎 수술 관련 진단서.
법무법인 정상 제공
군복무 중 특혜성 휴가를 누렸다는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측이 6일 병원 진단서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서씨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야권은 8개월째 수사 진척이 없자 ‘특임검사’ 카드를 꺼내들며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서씨의 군 휴가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서씨가 휴가에서 제때 복귀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1개월간 육군 카투사로 복무했다. 이후 무릎 수술을 위해 2017년 6월 5~14일 1차 병가를 냈고 23일까지 휴가를 한 차례 연장했다. 이후 24~27일 추가로 연가를 냈는데, 이 과정에서 사전 휴가 승인이 없었는데도 외압으로 무마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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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아들 ‘특혜휴가’ 의혹 둘러싼 4가지 쟁점
추미애 장관 아들 ‘특혜휴가’ 의혹 둘러싼 4가지 쟁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당시 당직 사병인 A씨는 “서씨가 복귀 날짜보다 이틀이 늦은 날(2017년 6월 25일)에도 복귀하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집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자신이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서씨를 휴가자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이에 서씨 측 변호인은 “25일 이전에 이미 휴가 승인이 처리돼 A씨와 통화할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야권에서는 서씨의 2017년 6월 5~23일 1, 2차 병가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병무청에 신씨의 1, 2차 병가 근거 기록·자료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행정 절차상 오류가 있을 순 있지만, 절차에 따라 병가와 휴가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는 답변을 내놨다. 서씨의 변호인도 이날 서씨의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 소견서와 수술 관련 진료 기록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부대 지원장교인 B씨는 “추 의원 보좌관에게 병가 연장 문의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휴가 승인권자였던 C씨도 ‘B씨가 그런 전화를 받았다고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야권에서는 당시 당대표 보좌관의 전화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야권에서는 수사를 맡은 서울동부지검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뭉개고 있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특임검사’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일 “추 장관의 보좌관이 병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부대 관계자의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부대 관계자가 관련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지만, 참고인 진술 조서에는 빠졌다고 주장하면서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별수사팀 또는 본부가 수사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날 신 의원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카투사 부대 책임자 격인 D대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서씨를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서씨 변호인은 “(청탁 유무에 대해 아직 모르겠지만) 통역병 선정이 안 됐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하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추 장관 측은 지난 3월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자신의 불륜설 등을 제기한 인터넷 카페 운영자 등을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이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09-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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