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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함께 지켜줄게요”… 빗속 유족 보듬은 ‘안전 약속’

“잊지 않고 함께 지켜줄게요”… 빗속 유족 보듬은 ‘안전 약속’

신동원 기자
신동원 기자
입력 2019-04-14 22:36
업데이트 2019-04-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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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휴일 안산·목포서 아픔 기억하며 눈물
음악·연극으로 희생자 안식 기원·유족 위로

중·고생 ‘노란 풍선 인간리본’ 만들어 애도
‘진상규명’ 꾹꾹 눌러 쓴 엽서로 염원 표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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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나흘 앞둔 지난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5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엔 전남 20개 시군 드림오케스트라 어린이 단원과 신안 1004오케스트라단 등 1000여명이 연주를 맡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시민으로 꾸려진 4·16합창단 등이 참가했다.  목포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나흘 앞둔 지난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5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엔 전남 20개 시군 드림오케스트라 어린이 단원과 신안 1004오케스트라단 등 1000여명이 연주를 맡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시민으로 꾸려진 4·16합창단 등이 참가했다.
목포 연합뉴스
“4월은 잔인합니다. 흐르는 세월에도 잊혀지는 게 아니라 더 기억이 뚜렷해지니까.”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서 만난 정성욱(49)씨는 이렇게 되뇌었다. 금쪽과도 같은 아들 동수(당시 17·단원고 2년)군을 잃은 그는 “트라우마 치료 권유를 받았지만 아이에게 미안해 포기했다. 참사 이후 정권교체에도 변화를 피부로 느끼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빗속에선 ‘경기 페스티벌-약속’이란 타이틀 아래 세월호 희생자들을 보듬는 자리가 마련됐다. 별이 된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 그리움으로 아파하는 가족을 지켜주겠다는 ‘약속’,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웃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이란 의미를 담았다.

경기팝스앙상블이 오후 4시 안산 와동체육공원에서 붐업 공연 ‘나비날다’를 열어 팝송과 클래식, 뮤지컬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등을 연주했다. 오후 7시 30분 메인 공연에서는 경기도립국악단의 추모곡 연주, 도립무용단의 위로 퍼포먼스로 애잔함을 더했다. 소리꾼 전태원의 ‘상사화’, 크로스오버 밴드 ‘두 번째 달’의 연주, 성악가 홍일의 ‘시간을 보내고’로 하늘나라에서라도 안식을 누리라고 빌었다. 이어 제주에서 온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 토크쇼, 그림 전달식이 있었다. 도립극단의 낭독 공연과 출연진 전원의 합창 ‘잊지 않을게’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지난 12일 안산 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도립극단이 ‘태양을 향해’를 선보였다. 아픔을 보듬고 깨달아가는 과정을 통해 불행도 삶의 과정이며, 그조차도 소중하다는 것을 전달하려는 작품이다. 13일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같은 곳 해돋이극장에서 마시모 자네티의 지휘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 공포, 탄식의 감정을 담은 이은선의 ‘물 속에서(Im Wasser)’,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등을 연주했다. 기획을 맡은 정도연 연출가는 “남은 사람과 그 곁을 돕는 고마운 이웃에게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건네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남 목포신항엔 13일 목포 중고학생연합회 주최 추모식에 학생 416명이 참석해 아픔을 기억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머리 위로 노란색 풍선을 들어 ‘인간 리본’을 표현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잊지 않겠다’는 맹세와 ‘진상규명’을 바라는 마음을 꼭꼭 눌러 쓴 노란색 엽서로 염원을 기원하기도 했다. 중견작가 정태관 화백은 목포 평화광장에서 304m 길이 옷감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 이름을 또박또박 써 내려가는 ‘시민 릴레이 퍼포먼스’ 문화제를 개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산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9-04-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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