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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산불] 부모님 걱정에 휴가 내고 귀성…“한숨도 못 자”

[강원산불] 부모님 걱정에 휴가 내고 귀성…“한숨도 못 자”

입력 2019-04-05 13:27
업데이트 2019-04-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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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버스터미널서 너도나도 강원도행…버스·KTX 붐벼

불로 잿더미가 된 강원도 고성 민간인 집에서 소방대원들이 마지막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불로 잿더미가 된 강원도 고성 민간인 집에서 소방대원들이 마지막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에서 4일 밤부터 시민들의 대피가 계속된 가운데 서울에서는 5일 가족 걱정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강원도로 떠나는 또다른 ‘행렬’이 이어졌다.

강원도에는 전날 발생한 화재로 고성·속초 250㏊, 강릉 옥계·망상 250㏊, 인제 25㏊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고성에 난 주불은 진화가 완료된 상태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버스터미널,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에는 시민들이 황급히 강원도행 버스와 기차에 오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로 향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걱정과 다급한 표정이 역력했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속초행 버스를 타는 변모(69)씨는 “동생 가족이 속초 시내에 살고 있다”며 “불이 거의 꺼졌다고 하는데 피해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이 돼서 간밤에 한숨도 못 잤다. 동생 걱정도 걱정이지만 그렇게 큰불이 났다는데 걱정이 돼서 어떻게 잠을 자”라고 말하며 버스에 올라탔다.

연차휴가를 내고 속초 부모님 집으로 간다는 직장인 한모(26)씨는 “부모님이 대피소에 머물다가 새벽 2시 귀가했다”며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속초행 버스를 기다리던 장모(46)씨는 “속초에서 회의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가봐야 한다”며 “화재현장과 가까운 곳에 가야 한다는 것이 걱정됐지만, 불이 거의 꺼져 시내는 괜찮다고 해서 예정대로 출발한다”고 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속초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던 이모(56)씨는 “그저께 서울에 올라왔는데 불이 났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산불 뉴스 보고 집에 있는 남편에게 바로 전화했다. 다행히 피해는 없다고 했는데 걱정돼서 밤을 꼴딱 새웠다”고 말했다.

속초에서 이날 오전 서울로 올라온 함모(22)씨는 “서울 올라오는 길에 속초로 가는 소방차만 40대를 본 것 같다”며 “산불 났을 때 속초에 혼자 계시는 할머니를 대피시키는데 택시도 안 잡히고 힘들었다”고 전했다.

직접 피해를 보지 않은 강원도민들도 자기 일처럼 걱정했다. 산불이 잡혀간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걱정을 떨쳐내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양양에서 농사를 짓는 전모(40)씨는 “양양에 피해는 없는 것 같다”며 “당장 농작물 피해는 없지만, 산불이 진화된 뒤 해로운 연기가 퍼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해행 버스를 타던 대학생 석모(22)씨는 “산불 때문에 집에 못 갈 줄 알았는데 고속도로를 통제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집에 가려고 한다”며 “동해에는 피해가 없다고 해서 약간 마음은 놓인다”고 했다.

서울역에도 강릉행 KTX에 탑승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황모(49)씨는 “강릉에 사는 형님을 보러 가는데 다행히 피해는 없다고 한다. 생각보다 큰불이어서 불안한 마음에 내려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울역과 버스터미널 대합실에는 시민들이 화재 상황을 전하는 뉴스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동서울버스터미널 대합실에 앉아있던 윤모(65)씨는 “집이 다 타버렸으니 주민들 심정이 오죽하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역에 대합실에 설치된 TV 대다수에는 화재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방영되고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며 뉴스를 보고 있던 박모(61)씨는 “불이 이렇게 무섭다”며 “소방관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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