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허술한 청소년 보호체계…‘경찰관-여고생 성관계’ 재발 불러와

허술한 청소년 보호체계…‘경찰관-여고생 성관계’ 재발 불러와

입력 2016-06-30 16:17
업데이트 2016-06-30 16: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찰은 은폐, 학교는 안이한 대처, 관련기관 협업 부재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여고생과 성관계한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관의 안이한 대응과 협업 부재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연제경찰서 정모(31) 경장과 A(17)양은 중학교 3학년 때인 지난해 6월 처음 알았다.

A양은 지난해 가정문제로 3차례나 자해한 적이 있지만, 학교 측의 특별한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정 경장과 A양은 학교를 통해 ‘멘토-멘티’로 만난 게 아니라 A양이 친구들과 교내활동을 할 때 학교전담 경찰관인 정 경장에게 자문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A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인 지난 3월부터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측의 관리대상에는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학교를 담당하는 다른 경찰서 학교전담 경찰관은 이번 사건이 공론화될 때까지 A양의 존재를 몰랐다.

또 A양이 지난 5월 7일 자살을 시도했고, 이틀 뒤 청소년 보호기관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학교에는 통보가 안 됐다.

학교 측은 A양과 정 경장 간의 부적절한 관계는 물론 A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심지어 이번 사건이 공론화한 뒤에도 부산시교육청 등의 확인요청을 받을 때까지 A양과 관련된 것인지 몰랐다.

A양의 자살시도 후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고 관련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조했다면 한 달 뒤인 지난 4일 벌어진 사하경찰서 김모(33) 경장과 B(17)양의 부적절한 관계를 방지했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김 경장과 B양의 성관계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도 안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담임교사와 성고충처리 담당교사가 사태를 파악하고 교장에게 보고한 뒤 경찰에 통보했지만 부산시교육청에는 보고하지 않았다.

상담내용으로 볼 때 폭력이나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 경찰관도 아니고 학교전담 경찰관이 선도 대상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는데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이 공론화된 지난 24일에야 사태를 파악하고 두 학교에 대해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청소년 보호기관도 사하경찰서 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는 사이 교육당국과 청소년 보호기관이 따로 움직이면서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