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호에 현직 대통령 첫 헌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마친 후 509호 조사실을 찾아 박종철 열사 영정에 헌화한 뒤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509호실은 1987년 1월 22세의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이었던 박 열사가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경찰 수사관들의 가혹한 조사를 받다 물고문 끝에 숨진 곳이다. 현직 대통령이 509호실을 찾아 헌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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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박종철군 국민추도회 준비위원회’의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야기를 상세히 기술하며 “나는 6월 항쟁이야말로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사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아야 할 운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추도회 장소로 예정된 부산 시내 사찰 대각사를 경찰이 원천 봉쇄하자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남포동 부산극장 앞 도로에서 약식 추도회를 열고 연좌농성을 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후 1만여명의 거리시위로 이어지면서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사장을 찾아 위로하며 인연을 이어 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0-06-1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