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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 99% 확신’ 지성호, 태영호 대북정보력 망신살

‘김정은 사망 99% 확신’ 지성호, 태영호 대북정보력 망신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5-02 12:19
업데이트 2020-05-03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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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못 일어나” 태영호도 ‘가짜뉴스’ 비판 직면… 靑 “무책임”

‘아니면 말고’식 발언에 신뢰도 추락 자처
김정은 역정보 흘린 경우 정보원 노출우려
“김정은 99% 사망 확신” 지성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
“김정은 99% 사망 확신” 지성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 서울신문DB·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외부 공개 활동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김정은 사망설·건강 이상설’을 주장해온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대북정보력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불명확한 정보를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아니면 말고’ 식 공개 발언으로 혼선을 가중시키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 여론도 쏟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와 청와대는 ‘특이 동향이 없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통합당 태영호(강남갑) 당선인과 탈북민인 미래한국당 지성호(비례대표)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확신에 찬 듯 언론과 인터뷰해 논란을 부추겼다.

특히 지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장담하면서 사망 시점으로 ‘지난 주말’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는 지 당선인의 사망설 주장이 하루 만에 ‘가짜뉴스’가 된 셈이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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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지성호 탈북 인권운동가와 함께
황교안, 지성호 탈북 인권운동가와 함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대표의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0.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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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태구민
환호하는 태구민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환호하고 있다. 2020.4.16 연합뉴스
탈북민 출신 의원 당선자 정보력 한계
배지도 달기 전에 자질론 시비 불거져

태 당선인은 고위급 탈북민이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 당선인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이들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렸다.

하지만 이날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 출신의 두 당선자는 당초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만큼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전에 신뢰도 추락을 자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자질론’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이런 점들을 악용해 역정보를 흘린 것이라면 탈북자 출신 당선자들의 정보 경로 파악이나 대북소식통들의 정보력 시험에서 한계를 노출시켰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어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김정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어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2020.5.2
연합뉴스
CNN “김정은 공개 활동” 홈페이지 메인에
CNN “김정은 공개 활동” 홈페이지 메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을 처음 보도했던 CNN이 2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김 위원장의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등의 내용의 보도하자 CNN 홈페이지 메인에 김 위원장의 현장 사진과 함께 긴급히 관련 소식을 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태영호·지성호, 무책임한 발언”
통합당 입장 난처…윤상현 “징후 사실”

장성민도 “김정은은 코마 상태” 주장 빈축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언론을 통해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등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면서 “‘사망설’,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특정 국회의원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이 동향이 없다’는 거듭된 정부 입장을 두 당선인이 사실상 부인, 혼란을 초래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4·15 총선에서 참패했던 통합당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자제해왔지만 소속 당 출신 의원들과 당선자들의 말실수에 관리 책임 등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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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통합당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자청,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이라는 소스를 인용해 “심혈관 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설이 제기될 만큼의 징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었다.

지난달 2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어떻게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것인가”(유민봉 의원) 등 불신을 표시한 바 있다.

16대 국회의원과 김대중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장성민 전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정은은 한마디로 의식불명의 코마(coma) 상태인 것 같다”고 주장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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