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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행단 한국 기업 아닌 ‘도이머이’ 완성차·휴대전화 시찰

北 수행단 한국 기업 아닌 ‘도이머이’ 완성차·휴대전화 시찰

이제훈 기자
이제훈 기자
입력 2019-02-27 23:22
업데이트 2019-02-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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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용·리수용·김평해·현송월 등 20여명
할롱베이 들렀다 산업단지 하이퐁 이동
현 단장 관심 집중…V자 포즈 언론 노출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등 대표기업 찾아
김정은 가기 전 답사·특구 개발 참고 해석
金, 김일성 들렀던 할롱베이 방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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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 중인 리수용(가운데)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이 27일 하이퐁에 있는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 공장을 살펴보기 위해 건물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북측 일행은 베트남 개혁개방 정책 현장을 둘러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퐁 AP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 중인 리수용(가운데)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이 27일 하이퐁에 있는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 공장을 살펴보기 위해 건물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북측 일행은 베트남 개혁개방 정책 현장을 둘러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퐁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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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7일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인 할롱베이 선상에서 손으로 V표시를 하고 있다.  베트남 라오동 홈페이지 캡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7일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인 할롱베이 선상에서 손으로 V표시를 하고 있다.
베트남 라오동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 머문 가운데 일부 수행단은 관광지 할롱베이와 산업단지가 있는 항구도시 하이퐁을 찾았다. 차례로 관광도시와 공업도시를 방문해 북한 금강산관광이나 특구 개발에 참고하기 위한 시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행단이 하이퐁에 있는 한국 기업을 방문할지 관심이 높았지만 베트남의 대표 기업을 찾았다.

이날 오전 8시쯤 오수용 경제담당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외교담당 노동당 부위원장, 김평해 인사담당 노동당 부위원장, 로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약 20명은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을 나섰다. 이들은 오전에는 할롱베이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퐁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할롱베이 파라다이스 선착장에서 꽝닌성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과 5성급 크루즈선에서 오찬을 했다. 현 단장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탑승한 차에서 ‘V자’를 그리며 대답을 대신했다. 또 할롱베이 크루즈에서도 일행과 함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웃으며 셀카를 찍었다. 일행과 함께 ‘V’자 포즈를 취한 것도 베트남 언론에 노출됐다.

오후에는 하노이에서 102㎞쯤 떨어진 북부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으로 이동해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 공장과 휴대전화 업체 ‘빈스마트’, 농장 ‘빈에코’ 등을 찾았다.

육로와 해상 교통 인프라를 갖춘 하이퐁은 베트남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정책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이어지면서 성장했고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의 약 10%는 이곳에 투입됐다. LG디스플레이 등도 하이퐁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 기업을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북한 수행단은 외국계 기업이 아닌 베트남 기업을 찾았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등 외국 기업이 임금이 더 낮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전하는 흐름에 대한 경계가 높아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신 베트남 경제의 자생적인 성장을 보여 주는 빈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방문했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은 주력 사업인 부동산을 넘어 완성차와 정보기술(IT)로 사업을 확대했다.

김 위원장은 남은 정상회담을 준비한 뒤 다음달 1~2일 할롱베이와 하이퐁을 직접 찾을 가능성도 있다. 할롱베이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64년에 방문했던 곳이어서 이날 시찰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위한 ‘사전 답사’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유교 문화가 강한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 주석의 행보를 따르면 긍정적인 이미지도 다질 수 있다. 다만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주석과 회담을 하면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특히 북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오 부위원장과 박정남 강원도 당 위원장이 시찰에 참여해 이목을 끈다.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 발전 모델을 배우겠다는 강한 의도가 엿보인다.

오 부위원장은 1999년부터 10년 동안 IT 사업을 전담하는 전자공업성을 맡으며 경제 관료로 성장했다. 강원도 전문가인 박 위원장은 동남아시아의 주요 관광지인 할롱베이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강원도에는 금강산이 있고 북한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도 만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원산갈마관광지구 공사현장을 세 차례나 찾았다.

하노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9-0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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