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승민, 대권이냐 당권이냐 백의종군이냐

돌아온 유승민, 대권이냐 당권이냐 백의종군이냐

입력 2016-06-17 13:22
업데이트 2016-06-17 13: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劉 “당의 화합 위해 모든것 바치겠다”…역할론엔 “차차 생각”당권·대권 분리 여부도 변수…당분간 신중한 행보 이어갈듯

새누리당에 85일 만에 돌아온 유승민 의원의 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유 의원은 복당과 동시에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당 내홍의 한복판에 선 데다, 차기 당권 또는 대권의 향배도 그의 움직임과 직·간접적으로 결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 의원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예상된다. 오는 8월9일 치러질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것, 내년 말 대선을 염두에 두고 지지 기반을 구축하는 것, 그리고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의 길을 걷는 것이다.

유 의원은 일단 유력한 비박(비박근혜)계 당권 주자의 반열에 올라섰으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전대에 출마할 경우 최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당권·대권을 분리한 현행 당헌·당규를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친박계의 당 장악을 우려하는 비박계가 유 의원을 중심으로 뭉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17일 제기됐다.

유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전대 역할론’에 대해 “오늘 복당이 결정 났으니까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주위에선 4·13 총선 공천 배제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이번 전대가 좋은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지 않은 채 긴 호흡으로 대선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성균관대 특강에서 개혁과 공화주의를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제시해 ‘대권 플랜’을 가동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유 의원 입장에선 복당한 지 약 1개월 만에 당권에 도전할 경우 친박계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당의 화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자신의 발언과 배치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 YTN TV에 출연해 “(유 의원은) 어쨌든 탈당을 한 번 했다가 복당한 입장”이라며 혁신비대위가 천명한 ‘화합과 통합을 위한 복당’에 “그런 함의(전대 불출마)가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유 의원이 정치적 행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권·대권의 분리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현재로선 ‘민주적인 정당 운영’을 위해 당권을 잡으면 대권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하는 현행 당헌·당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만에 하나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개정될 경우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과 별개로 유 의원은 당권·대권 행보를 당장 구체화하지 않으면서 당분간 낮은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현직 대통령과 맞서는 ‘프레임’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낙천, 탈당, 당선, 복당으로 이어진 그의 정치적 행로는 백의종군에 그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유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은 여권을 넘어 여야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으로 발돋움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